홀로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와 극단적 선택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최근 대구·경북에서도 독거노인과 중장년 1인 가구의 고독사가 잇따르고 있으며, 자살률 또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고립 계층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전체가 경각심을 갖고 보다 실효성 있는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독사와 자살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 해체와 경제적 어려움, 우울증, 질병, 인간관계 단절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다. 특히 지방의 경우 청년층 유출과 초고령화 현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취약계층의 사회적 단절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주변과의 교류 없이 홀로 생활하다 위기 상황에서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채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문제는 이러한 위험 신호를 사전에 발견할 지역사회 안전망이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운영과 생명존중 안심마을 조성, 위기가구 발굴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 대응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 담당 인력과 정신건강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위기가구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시스템도 미흡한 실정이다.무엇보다 고독사와 자살 예방은 행정기관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 지역 공동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웃의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홀몸노인과 취약계층의 안부를 정기적으로 살피는 사회적 분위기가 정착돼야 한다. 새마을단체와 자원봉사단체, 통장협의회, 종교단체 등 지역 조직들이 생명지킴이 역할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특히 최근 일부 지자체와 민간단체가 추진 중인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은 의미가 크다. 단순한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주민 참여 중심의 상시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 위기가구 조기 발견 시스템과 응급 상담체계, 방문 돌봄 서비스 강화 등 실질적인 지원책도 병행돼야 한다.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가치다. 사회적 무관심 속에 외롭게 삶을 포기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가 서로를 돌보고 함께 책임지는 공동체 기능을 회복할 때 비로소 고독사와 자살의 악순환도 줄어들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촘촘한 지역 안전망 구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