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주요 인사들이 최근 열린 김어준 씨의 콘서트 ‘더파워풀’에 대거 참석했다.
해당 공연은 대형 리조트에서 사흘간 열렸으며, 김 씨와 친분이 깊은 탁현민 전 청와대 비서관이 무대 연출을 맡았다.
이 자리에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의장, 여당 대표 후보까지 참석해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는 장면이 연출됐다.김어준 씨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방송인이다.
하지만 그가 퍼뜨려온 음모론과 선정적 주장들은 사회적으로 깊은 상처를 남겼다. 천안함 좌초설, 세월호 고의 침몰설, 대선 부정선거론 등은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기반으로 여론을 혼탁하게 만든 대표 사례들이다.
이처럼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의 행사에 고위 공직 후보자들과 전직 대통령까지 얼굴을 비친 것은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밖에 없다.문 전 대통령은 현재 뇌물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다.
그런 그가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 효과가 뚜렷한 김어준 씨의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법적 절차를 앞둔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더구나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인사와 국회의장은 국가의 중립성을 대표하는 상징적 위치에 있다. 이들이 특정 진영 성향이 강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중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국민은 지도자에게 무엇보다 공정성과 절제를 기대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공감’은 정파적 언어가 아닌, 국민 전체를 향한 성찰에서 비롯돼야 한다.
지금은 진영 대결을 부추기기보다는, 새 정부가 출범하며 내건 ‘협치’와 ‘통합’의 정신에 힘을 싣는 쪽으로 에너지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대중적 행보도 좋지만, 공직자로서의 경계는 분명히 지켜야 한다. 정치를 희화화하는 이벤트에 국가 책임자들이 경쟁적으로 얼굴을 비추는 것은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 장면이 새 정부의 얼굴처럼 각인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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