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며 전국에서 몰린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제주도에서 각종 여행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 악화에 따른 항공기 결항, 숙박업소의 이중 예약 및 과도한 요금 인상, 렌터카 부족에 따른 교통 혼잡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며 ‘제주도는 이젠 스트레스 여행지’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하늘길 막히고 숙소 날아가고…“무슨 여행이 이래요?”지난 8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서울행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되면서 대기 인파로 로비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울산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은 김지연 씨(36)는 “아이들 데리고 공항에 와서 대기만 5시간째다. 결국 비행기는 취소됐고, 오늘 체크아웃 예정이었던 숙소에 다시 하루 숙박 요청하니 1박에 32만 원을 부르더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제주 전역에 돌풍과 호우 예비특보가 이어지고 있으며, 10일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귀포시 기준 189mm에 달했다. 악천후로 인해 지난 주말 동안 제주공항에서는 총 54편의 항공기가 결항되고 67편이 지연됐다.◆ “예약했는데 방 없다더라”…이중예약 피해 다수 발생
숙박업소와 관련된 피해도 심각하다. 서울에서 친구들과 제주를 찾은 대학생 이모 씨(24)는 지난 6일 제주시 구좌읍의 한 민박업소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 씨는 “온라인으로 2주 전 예약을 완료했는데, 당일 도착하자 ‘이미 다른 팀이 먼저 왔다’며 예약 취소 문자 한 통이 전부였다”며 “근처 숙소를 급히 알아보니 가격이 두 배 이상이었다”고 말했다.한국소비자원 제주지부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기준 숙박 관련 민원 접수는 8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특히 ‘예약 후 일방적 취소’와 ‘현장 요금 임의 인상’이 주요 피해 유형으로 지적됐다.◆ 렌터카 구하려다 울상…“10만 원짜리가 25만 원”렌터카 대란도 여전하다. 제주시는 올해 6월 기준 렌터카 등록 대수가 약 7만 3천 대로, 성수기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일부 업체에서는 평소 10만 원이던 하루 렌트료를 25만 원까지 인상한 사례도 확인됐다.경기도에서 온 박성진 씨(40)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 렌터카를 예약했지만, 업체 측에서 ‘차가 없다’며 고급차종으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강매였다”고 주장했다.◆ 당국 “피해 사례 접수 확대…모니터링 강화 예정”
잇따른 피해 사례에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현재 피해 접수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며,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업계 협조 요청도 진행 중”이라며 “이중예약, 바가지요금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행정지도 확대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료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여행객들을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최모 교수는 “제주는 국내 최대 관광지인 만큼 시스템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 공공 데이터 기반의 숙박 실시간 조회, 렌터카 가격 투명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제주도는 7월 중순까지 비가 간헐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여행객들은 기상 상황 및 교통 정보 등을 사전에 철저히 확인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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