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공무원은 직원이고, 군민은 주주입니다. 저는 예천군의 영업부장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한 방송 대담에서 김학동 경북 예천군수가 밝힌 이 발언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민선 8기 3년차, 김 군수가 추진 중인 ‘주식회사 예천군’은 구호를 넘어 지역행정의 운영 원칙으로 정착되고 있다.    공공성과 경영 마인드를 조화시키려는 그의 시도는, 그간 관행에 머물러 있던 지방행정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성과로 입증된 변화… “군민 삶의 질이 지표에 나타나야”김 군수가 가장 먼저 손댄 것은 조직문화다. 수직적·경직된 구조에서 벗어나 수평적 협업 체계로 바꾸고, 실적과 결과 중심의 행정문화를 도입했다.    공직자에게는 주인의식을, 주민에게는 참여의식을 요구하며, 행정을 `공공 비즈니스`로 바라보는 태도가 조직 전반에 스며들었다.그 결과, 수치는 변화의 증거가 됐다. 예천군은 지난해 사회안전지수 군부 전국 1위, 농촌경제연구원의 지역발전지수 중 주민활력 분야에서 10년 만에 153위에서 59위로 뛰어올랐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공약이행 평가에선 4년 연속 우수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민선 8기 공약 이행률은 현재 73.9%로, 임기 내 100% 달성도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재정 확보’라는 기본기가 있다. 김 군수는 공무원들과 함께 정부부처와 국회를 직접 뛰며 예산과 공모사업을 유치했고, 이는 곧 군정 추진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도청신도시와 원도심, 함께 살아나는 전략 경북도청 이전으로 형성된 도청신도시는 예천군에 성장의 기회를 안겼지만, 동시에 원도심 공동화라는 숙제를 남겼다. 김 군수는 이 두 지역의 균형 발전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신도시에는 복합커뮤니티센터, 수변공원, 인재개발원, 태교숲 등 생활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고, KT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도시첨단산업단지, e스포츠국가대표훈련센터 유치에도 나섰다.    4천 세대 규모의 2단계 개발 공동주택은 분양 지연이라는 현실에 직면해 있지만, 연내 분양을 목표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반면 원도심에는 단샘어울림센터, 청년센터, 아이사랑 안심케어센터 등 생활 밀착형 시설을 채워넣었다.    전선 지중화와 간판 개선을 통해 도시 경관을 정비하고, 읍면 소재지마다 기초생활거점 조성을 통해 균형의 무게추를 맞추고 있다.김 군수는 “신도시는 예천의 성장 엔진, 원도심은 문화와 전통의 중심”이라며 두 지역의 상생 발전을 강조했다.       ◆‘생활인구 천만명 시대’ 겨냥한 종합 전략예천군이 내세운 또 하나의 목표는 ‘생활인구 천만명’이다. 단순한 주민등록 인구가 아닌, 예천을 오가는 관광객, 체육대회 방문객, 업무 연계 인구 등 머무는 사람의 총합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이를 위해 예천은 세 갈래 축을 설정했다. 스포츠 마케팅, 체류형 관광, 지역 축제다. 국제 양궁대회, 육상 훈련 유치, 생활체육 대회 등 스포츠 중심의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e스포츠 훈련센터는 미래 세대를 겨냥한 신산업의 상징이 될 전망이다.관광 분야에선 회룡포, 삼강주막, 벅스루미나(야간 경관), 도립미술관 등 권역별 인프라를 확대하며, 관광객 동선을 신도시와 원도심으로 유도하고 있다.    축제는 곤충, 활, 농산물 등 지역 특색을 담아 방문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 청년·복지·교육 삼박자 전략   김 군수의 시선은 다음 세대로 향해 있다. 예천군은 청년과 가족이 정착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청년센터와 희망키움센터는 창업, 취업, 자산형성을 지원하고, 도시첨단산업단지와 디지털농업타운은 첨단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한다.    미혼 청년 커플 매칭 사업이라는 이색 정책도 눈에 띈다.복지 분야에선 아이 돌봄과 출산 지원에 방점을 뒀다. 공공산후조리원을 포함해, 24시간 돌봄센터, 안심케어센터 등을 통해 ‘돌봄 사각지대 없는 도시’를 목표로 삼았다. 노인 복지 분야에선 대중교통 무료 이용, 사회활동 지원 등 실질적 정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교육은 ‘예천의 미래’라는 김 군수의 철학 아래 지역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 예천교육발전협의회를 구성해 군수, 교육장, 의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도교육청과 협업해 방과 후 수업, 진학 컨설팅, 원어민 수업 등 교육 격차 해소와 진학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창의과학교육센터도 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이다.       ◆공공성과 효율성의 균형… ‘주식회사 예천군’의 과제 김학동 군수의 ‘주식회사 예천군’은 효율과 책임을 중시하는 기업 경영 마인드와 지역 행정의 공공성을 조화시킨 실험이다.    이는 단순히 ‘실적’이 아닌, 주민 삶의 질 개선이라는 궁극적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현실은 녹록지 않다. 신도시 2단계 분양 지연, 일부 대형 프로젝트의 추진 지연 등 외부 여건의 변화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군민과 공직자의 참여를 전제로 한 구조적 변화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김 군수는 “어려운 시기지만, 군민과 함께하면 해낼 수 있다”며 “신도시와 원도심이 조화롭게 발전하고, 예천이 경북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끝까지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지방도 기업처럼, 행정도 경영처럼’. 예천의 실험이 지속 가능하고, 타 지역에까지 확산 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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