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이 정체하며 대구·경북 곳곳에 또다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주 대구 수성구와 중구 일대에는 시간당 50㎜ 안팎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도로 수십 곳이 침수됐고, 신천변 일부 산책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특히 범물동과 황금동 일대 저지대 주택가에서는 하수가 역류해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같은 날 경북 경산·칠곡 지역도 강풍을 동반한 비로 가로수가 쓰러지고 상가가 침수되는 피해가 이어졌다.폭우가 그친 뒤에는 연일 폭염이 덮친다. 대구는 체감온도 37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고, 포항·경주 등 동해안 지역에도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문제는 이러한 여름철 재난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지역 행정의 대응 체계는 여전히 ‘뒤처진 복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대구·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또한, 지형적으로 하천 주변에 주택가가 밀집한 지역도 많아 집중호우 피해에 취약하다.
지난 2022년 포항의 오천읍 일대가 물에 잠겼고, 2023년 안동과 의성에서는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제는 이런 사고가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 되고 있다.근본적인 전환이 시급하다. 대구시는 ‘스마트 홍수 감지 시스템’을 확대 구축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배수대책은 부족하다.
경북도 역시 재난 예경보 시스템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정작 읍면 단위에서는 전파체계 미비로 대응 공백이 생기고 있다. ‘보고용 대책’이 아닌 ‘실효성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재난 대응은 정부나 지자체만의 책임이 아니다. 주민 스스로 재난 매뉴얼을 숙지하고, 고령자·장애인 등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이웃 간 돌봄 체계가 자리 잡아야 한다.
실제 지난 폭우 때 대구 남구에서는 한 경로당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안전하게 대피하며 큰 피해를 막은 사례도 있었다.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닌, 뿌리부터 바꾸는 선제적 대응이다. 반복되는 비극의 고리를 끊기 위해, 행정과 시민이 함께 나서야 한다.
“또 물에 잠겼다”는 뉴스가 더는 이 지역에서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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