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경북 서남부, 낙동강을 품은 땅 고령은 한때 대가야 왕국의 심장부였고, 지금은 인구 소멸 위기와 고령화라는 이중고에 맞서 싸우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이 생존 경쟁에 돌입한 오늘, 고령군은 ‘작지만 강한 군’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실험 중이다.
경북도민방송은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기획의 일환으로 고령군의 현실과 실험, 그리고 미래를 3회에 걸쳐 심층 조명한다.2회에서는 고령은 찬란했던 고대 왕국 ‘대가야’의 도읍지다. 그러나 한때의 영광은 역사 속 유산으로만 남아 있었다.
이제 고령군은 그 유산을 오늘의 생존과 연결하려 한다. 고령의 문화자산이 지역경제의 동력으로 어떻게 전환되고 있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천년의 시간을 딛고, 다시 중심으로.”고령군 대가야읍 일대에 들어서면 대가야박물관을 중심으로 고분군, 역사테마길, 대가야 문화누리 등이 하나의 벨트처럼 이어진다. 과거 대가야 왕국의 심장부였던 이곳은 이제 군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문화관광 중심축이다.
◆지산동 고분군, 역사 넘어 관광자산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단순한 고고학 유산이 아니다.
고령군은 이 유산을 스토리텔링 자원으로 가공해 연중 다양한 역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매년 봄 열리는 ‘대가야체험축제’는 군민 참여형 축제로 진화했다.
가야왕 행렬 퍼레이드, 고분 발굴 체험, 의복 착용, 가야음식 체험 등으로 구성된 이 축제는 2024년 기준 약 20만 명이 다녀가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물관 도시’ 고령, 체험과 연결하다고령군은 대가야박물관을 단순 전시 공간이 아닌 ‘체험 중심 플랫폼’으로 바꾸고 있다.
어린이 고고학 캠프, 역사교실, 문화해설사 프로그램 등을 상시 운영하면서 주민과 관광객 모두를 아우르는 문화 교육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2024년에는 ‘대가야생활촌 리뉴얼’을 통해 전통가옥·공방·음식체험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정비했으며, ‘야간형 문화투어’도 새롭게 도입돼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하고 있다.
◆고령읍 일대, ‘대가야 역사문화특구’로 지정 추진
군은 현재 고령읍·쌍림면 일대 3.4㎢를 ‘대가야 역사문화특구’로 지정받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및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다.
이 구역에는 대가야고분군과 함께 연계되는 전통시장, 식도락 거리, 공예 특화지구 등이 함께 포함된다.
이는 관광객 유입을 단순한 유물 관람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와 직접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실제로 2023년 이후 관광객 증가에 따라 고령읍 전통시장 내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하는 등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역사도시’ 고령의 자부심, 브랜드가 되다
고령군은 최근 ‘대가야 르네상스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역사문화 콘텐츠의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청년 예술가와 주민이 참여하는 공공미술 사업, 폐가를 활용한 문화공방, 가야문화 창작극 공연 등 문화·예술 자생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과거의 영광을 오늘의 활력으로 바꾸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며“문화는 고령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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