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지방소멸, 고령화, 인구 유출. 대한민국 농어촌이 직면한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변화는 작지만 꾸준해야 한다. 김광열 영덕군수가 지난 3년간 보여준 행정은 큰 기획보다 구체적 실행에 집중한 지방정부의 모범 사례다.풍력 수익을 주민과 나누고, 청년이 돌아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가족을 위한 돌봄 체계를 확장한 그의 행정은, 수치나 외형보다 사람 중심 행정의 원칙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작은 지자체라서 할 수 없다는 말은 이제 설득력을 잃었다. 영덕처럼, 문제를 정확히 짚고 작게라도 바꾸는 시도가 지방을 살리는 길임을 이 사례는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진짜 행정의 힘은 숫자가 아니라 일상에서 체감되는 신뢰에 있다.<편집자주>
경북 동해안의 작은 군, 영덕. 한때는 ‘해풍 좋고 대게 맛있는 고장’으로만 기억되던 이곳이 이제는 재생에너지 자립, 복지·관광 융합, 지방혁신의 전초기지로 불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민선 8기 김광열 영덕군수가 있다.
취임 3년을 맞은 김 군수는 단순한 성과나 수치보다 “군민의 삶이 얼마나 편안해졌는가”를 행정의 최종 지표로 삼겠다는 소신을 지켜왔다.김 군수가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단연 풍력발전의 지역화다. 전국에서 최초로 주민참여형 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한 그는, 영덕군이 단순한 입지 제공자가 아닌 사업의 공동 주체가 되어 수익을 군민과 나누는 구조를 현실화했다.
축산·달산면 일원에서 가동 중인 영덕풍력 2단지는 지역 주민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매년 일정 수익을 안정적으로 배분받는 ‘에너지 공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김 군수는 “바람이 부는 건 당연하지만, 그 바람의 수익이 군민에게 돌아가는 건 당연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 당연하지 않은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이 사업은 산업부와 행안부가 공동으로 주목하는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다.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으며, 정부 차원의 제도화 논의까지 불러온 점에서 지역에서 시작된 변화가 중앙을 움직인 보기 드문 사례다.김 군수는 고령화와 인구감소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에서도 남다른 접근을 택했다.
‘돌봄과 청년’ 두 축을 잇는 복합 정책을 통해 정주 여건 개선에 집중한 것이다.
전 읍면에 걸쳐 국공립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치매안심센터를 연계 설치하고, ‘영덕형 통합복지플랫폼’을 구축해 가족 돌봄 부담을 줄였다.
동시에 청년 귀향·귀촌 유도를 위한 임대주택, 창업지원, 생활 바우처 등의 다각적 정책을 병행하며 지역 안착 기반을 다졌다.영덕읍과 병곡면 일원에는 청년 창업공간과 농어촌 정착지원센터가 들어섰고, 군은 자체 예산을 들여 ‘청년정주지원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이처럼 복지와 청년정책을 ‘생활 기반’으로 연결한 행정철학은 단발성 시책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전반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관광 정책도 단순한 방문 중심에서 체류형 도시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췄다.
대진항·고래불·삼사해상공원 등 동해안 관광자원을 하나의 벨트로 엮고, 국립 영덕 숲치유원을 유치해 ‘산과 바다가 만나는 복합 치유 관광지’로의 변화를 꾀했다.
특히 2024년 완공된 영덕 해양스카이워크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SNS에서 인기를 끌며 관광 트렌드를 바꿔놓고 있다.행정의 방식 또한 ‘작은 일, 큰 책임’에 충실했다. 김 군수는 매월 ‘군민과의 대화’를 통해 읍면을 돌며 군정 의견을 직접 청취했고, 주민참여 예산제와 현장 중심 조직 개편을 통해 정책이 삶으로 연결되는 실용행정을 지향했다.
모든 군정 사업에 ‘정책 사후평가’를 도입해 실효성을 따지는 과정은, 군 단위에서는 드문 시스템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광열 군수는 “지역 발전의 기준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삶”이라며 “에너지, 관광, 복지, 돌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속가능 영덕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지금 영덕은 단순한 지방 소도시가 아닌, 지역이 주도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자립형 군정 모델로 조용한 혁신을 이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암시하는 미래형 로컬 뉴딜의 한 축으로도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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