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가 이중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소비심리는 얼어붙고 수출 성장세마저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중반으로 내려왔지만,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
여기에 원화 약세로 수입물가가 들썩이고, 기업 투자도 위축되는 양상이다.한국은행은 물가 안정과 금융시장의 신뢰 유지를 위해 금리를 섣불리 내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내수 경기가 급속히 식어가는 상황에서 금리 동결만으로는 성장 모멘텀을 되살리기 어렵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환율 불안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정교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
금리 인하의 시점과 폭은 신중히 판단하되, 재정정책과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지원, 소비 진작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내수의 숨통이 트인다.경제 회복은 단기 처방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금리, 환율, 물가, 투자, 고용이 균형을 이루는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
경제정책 당국이 거시지표만이 아닌 국민 삶의 현장을 면밀히 살피며 속도와 방향을 조율할 때, 비로소 회복의 길이 보일 것이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