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사라지고 있다. 문 하나,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아도 얼굴을 모르고, 이름조차 모른다.
우리 사회는 지금 고립과 단절이 일상화된 ‘공동체 붕괴’의 길로 치닫고 있다.
고독사, 청년 고립, 돌봄 공백은 더 이상 일부 계층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든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전 사회적 위기’다.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이미 35%를 넘어섰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그 속에 숨은 절박한 현실이다.
관계가 끊어진 사람은 위기에 더 취약하고, 도움을 청할 곳도 없다.
돌봄망이 무너지면 노인은 더 외롭고, 청년은 더 불안하며, 아이들은 더 위험하다.
이대로 가면 우리 사회는 ‘함께 살아가는 힘’을 잃게 된다.행정의 대응은 여전히 분절적이다. 주거·복지·보건이 따로 논다.
제도와 예산은 있는데, 현실의 삶은 그 틀 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각자도생’의 구조 속에서 행정만을 탓하고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부서 칸막이를 허물고, 지역 단위 생활공동체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시민 역시 변화를 미뤄선 안 된다. 작은 모임, 골목 인사, 나눔의 손길이 모여 공동체를 살린다.
무너진 연결을 되살리는 것은 제도 이전에 마음의 문제다. 우리 사회가 더 늦기 전에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공동체의 붕괴는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된다.
지금 당장, 일상 속 연결을 복원하자. 그것이 사회를 지키는 마지막 방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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