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국내외 문화예술계 명사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특별 프로그램 ‘까르뜨 블랑슈(Carte Blanche)’를 올해 처음 선보인다.
‘까르뜨 블랑슈’는 프랑스어로 ‘백지수표’를 뜻하는 말로, 선택의 자유를 부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영화제 측은 각계 명사들이 직접 선정한 작품을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자리를 마련해, 영화적 경험을 한층 확장시킬 계획이다.이번 프로그램에는 영화감독 봉준호와 매기 강, 배우 강동원, 소설가 은희경, 언론인 손석희 등 다섯 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자신과 깊은 인연을 맺은 영화를 관객에게 소개하고, 상영 후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직접 전한다.
봉준호 감독, 故 아오야마 신지의 걸작 추천봉준호 감독은 2000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던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유레카`를 선택했다.
그는 “조용히 다가와 천천히 스며들고, 결국 가슴속 깊은 곳을 흔드는 정서적 울림이 있는 작품”이라며 “이제는 우리 곁을 떠난 아오야마 신지의 걸작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매기 강 감독, 봉준호의 〈괴물〉 꼽아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주목받은 매기 강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추천했다.
그는 “한 영화 속에서 다양한 분위기가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 깨달은 작품”이라며 “이 영화가 자신의 창작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강동원, 원조 K-히어로물 〈전우치〉배우 강동원은 자신이 출연했던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를 선택했다.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영화는 ‘한국형 히어로무비’의 효시로 평가받는다.
강동원은 “많은 분들이 ‘원조 K-히어로물’이라 불러주신 만큼, 큰 스크린에서 함께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은희경 소설가, 세밀한 감정의 영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소설가 은희경은 미야케 쇼 감독의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을 택했다. 청각장애를 지닌 복서의 내면을 담아낸 이 영화는 2022년 베를린영화제 인카운터 부문에 초청됐다.
은 소설가는 “침묵에 집중하고 허공에 글을 쓰며, 상처를 주고받은 사람들이 강가에서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손석희 언론인, 알 파치노의 명연기 〈뜨거운 오후〉손석희 언론인은 시드니 루멧 감독의 〈뜨거운 오후〉(1975)를 추천했다.
은행 강도를 소재로 성소수자 문제와 미디어의 역할을 날카롭게 다룬 작품이다.
그는 “올해로 개봉 50주년을 맞는 영화로, 실화에 기반한 비극성과 알 파치노의 강렬한 연기가 지금도 빛을 발한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관객과의 대화로 깊어지는 영화제부산국제영화제 측은 “명사들이 직접 고른 영화와 함께하는 특별한 관람 경험은 영화제만의 차별화된 즐거움을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해운대 영화의전당 일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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