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숙박업소들의 ‘바가지 요금’이 기승을 부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평소 4만~5만 원 하던 모텔방이 30만 원으로, 심지어 수백만 원에 내놓는 경우까지 나왔다고 한다.    예약 사이트에는 1박 500만 원짜리 객실이 올라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국제회의가 열리면 으레 바가지를 씌운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다.이런 행태가 이어진다면 APEC은 경주와 한국의 이미지를 드높이기는커녕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외국 정상단과 기자, 관광객들이 “한국은 국제행사만 열리면 바가지를 씌운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 그 여파는 오래 간다.    관광산업에도, 국가 신뢰에도 타격이다. 눈앞의 이익을 좇아 스스로 국가 이미지를 갉아먹는 셈이다.경주시는 숙박업소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단속 방침을 내놨다지만, 말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상식 밖의 요금을 내걸고 손님을 우롱하는 업소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온라인 예약 플랫폼도 가격을 부풀려 게시하는 일이 없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이 문제를 지역 차원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 제도적 장치를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숙박·음식·교통 전반에서 합리적 가격과 친절한 서비스가 자리잡아야 선진국다운 품격을 보여줄 수 있다.    APEC은 한국이 세계에 환대 문화를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이를 ‘바가지 한국’이라는 오명으로 더럽혀서는 안 된다.    당장의 이익에 눈먼 업계 일부의 탐욕이 국가적 망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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