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사회는 민생 이슈가 여전히 중심 무대에 있다. 물가 상승, 부동산 불안, 일자리 둔화, 그리고 사회·환경 리스크까지 겹치며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그렇지만 정작 정치권은 이러한 민생의 고단함 앞에서 유효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민생은 국정의 중심 방향이 되어야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정쟁의 장치’로 전락해 있다.
정치인들은 선거 시즌이 다가오면 민생을 외치지만, 정작 중요한 입법 과제들은 표 밑으로 밀려난다.
예컨대 응급의료체계 개선, 지역 인프라 확충, 주택 공급 안정화와 같은 법안들이 쟁점법안이라는 이름으로 국회 문턱에서 멈춘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정치는 국민의 삶을 우선하지 않는 정치다.더불어 공공 시스템은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시스템 백업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대규모 자료 유실 사고가 벌어지는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 대응 역량은 충분치 않다.
정부가 ‘디지털 미래’와 ‘저탄소 사회’ 같은 장밋빛 구호를 강조할 때, 정작 현실 곳곳에서는 기본 인프라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하지만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리더십이 필요하다. 정치권은 다음과 같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민생 중심 정책은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번복되는 ‘정책의 계절성’에 휘둘려선 안 된다. 정권 교체 혹은 여당 변화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설계해야 한다.사회가 마주한 문제들은 여야의 대립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의료·교육·주거·환경 같은 분야는 정당 논리를 넘어서 합의를 기반으로 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디지털 시스템의 이중화, 백업 체계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동시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토 관리, 재난 대비 인프라도 국가적 역량 차원에서 강화해야 한다.
시민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넓혀야 한다. 지방 자치, 주민 정책 참여 기구 등을 활성화해 중앙 정치와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정치가 일상의 문제에서 멀어질 때, 국민의 신뢰는 천천히 무너진다.
그러나 다시 눈을 돌려 민생의 중심에 설 수 있다면, 정치는 스스로 재생할 기회를 얻는다. 이 위기의 시대에 정치권은 ‘자기 존재 이유’를 다시 묻고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