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바람결에 단풍잎이 춤추는 길, 그 길 위에서 가족의 웃음이 피었다.”
10월의 강천산(583m)은 그야말로 가을의 절정이다.
전북 순창군 팔덕면과 담양군의 경계에 자리한 이 산은 깎아지른 절벽과 수정처럼 맑은 계곡, 그리고 붉게 물든 숲길이 한데 어우러져‘호남의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린다.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기는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중순부터 말까지다.
주말이면 순창읍에서 강천산 군립공원 입구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차량행렬로 붉게 물든 숲길처럼 이어진다.
입구에 들어서면 맑은 물소리와 낙엽 밟는 소리가 어우러지며 도심의 번잡함이 단숨에 잦아든다.◆천년의 전설을 품은 산… ‘강천사’에서 시작된 이야기강천산의 이름은 신라 문무왕 시절 창건된 강천사(剛泉寺)에서 비롯됐다.
‘단단한 샘물의 절’이라는 뜻의 강천사는 천년 세월 동안 이 산의 영험함과 고요함을 지켜온 고찰이다.
절 앞마당을 가로지르는 계류(溪流)는 사계절 내내 마르지 않고 흐르며,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계곡 위로 떨어져 수면 위를 수놓는다.
불교문화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강천사의 풍경은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처럼 느껴지게 한다.◆출렁다리와 단풍터널길… 가족이 함께 걷는 ‘오색 산책로’강천산을 대표하는 명소는 단연 출렁다리다.
길이 50m, 높이 15m의 철제 다리는 깊은 계곡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스릴과 경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다리가 흔들리면 아이들은 깔깔대고, 부모는 손을 꼭 잡으며 추억의 한 장면을 만든다.출렁다리를 지나면 단풍터널길이 이어진다.
이곳은 나무 데크로 정비된 완만한 산책로로,유모차나 노약자도 함께 걷기에 무리가 없다.
길가엔 느티나무와 단풍나무가 가지를 맞대며 붉은 아치형 터널을 만들어낸다.
오전 햇살이 스며드는 시간에는 단풍잎 사이로 비치는 빛이 황홀해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자연과 사람을 잇는 공간, ‘강천산 군립공원’강천산은 전라북도 최초로 지정된 군립공원(1973년)이다.
면적 3.2㎢에 달하는 공원에는 등산로 9코스와 가족 산책로, 캠핑장, 자연학습장이 조성돼 있다.
공원 안쪽의 ‘병풍폭포’는 1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하게 흩날리며 가을철에도 장관을 이룬다.
이 폭포 주변은 새벽녘 물안개가 자욱해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비경(秘景)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자연 속 체험과 캠핑… 아이들에게 주는 최고의 교실강천산의 또 다른 매력은 가족 단위 체험 콘텐츠다.
입구 인근에 위치한 강천산 군립공원 캠핑장은 산 아래로 흐르는 맑은 물과 가을 하늘이 어우러지는 명소다.
주말이면 텐트마다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아버지는 고기를 굽고, 아이들은 불빛을 따라 달린다.
도시에서 보기 힘든 밤하늘의 별빛이 가족의 대화에 묻어나며‘자연 속 휴식’이 무엇인지 느끼게 한다.또한 순창읍 근처 순창 발효테마파크에서는 전통 고추장과 된장 만들기 체험이 진행된다.
직접 손으로 고추장을 버무리는 체험은 아이들에게 전통 식문화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살아 있는 교실’이다.◆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관광명소순창군은 매년 가을 ‘강천산 단풍축제’를 열어 지역 농특산물 판매와 문화공연을 연계하고 있다.
올해 가을 여행주간(10월 5~20일) 동안 하루 평균 7천 명이 강천산을 찾았으며, 순창읍 상권 매출도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순창군 관광정책과 관계자는“강천산은 자연이 중심이지만, 사람과 마을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관광지로 발전하고 있다”며“무분별한 상업화보다 자연 보존과 체험 중심의 지속 가능한 관광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가족과 함께 걷는 단풍길, 그 자체가 힐링”광주에서 온 한 가족은“도심에서 벗어나 단풍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큰 휴식이 된다”며“강천산은 어른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모험을 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출렁다리 앞 벤치에서는 노부부가 손을 잡고 산 아래를 바라보며 “이제야 진짜 가을을 만난 것 같네”라며 미소 지었다.순창 강천산은 단풍 명소를 넘어,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가족 여행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자연의 풍광 속에서 걷고, 체험하고, 나누는 시간은 무심히 흘러가는 일상에 소중한 쉼표를 찍는다.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강천산의 가을은 그 자체로 한 편의 풍경화이자,
가족의 추억이 오롯이 스며드는 인생의 한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