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의 첫 숨결, 봉화에서 시작되다
[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가을이 깊어갈수록 봉화는 더 맑아진다.
안개 낀 아침, 낙동강의 첫 물줄기가 발원하는 태백산 자락에서 봉화는 고요히 깨어난다.
맑은 물이 계곡을 타고 흐르고, 산의 능선마다 단풍이 불타오른다.봉화는 단풍명산 청량산을 품고, 하늘과 맞닿은 풍경을 간직한 도시다.
이른 아침 청량산 입구에 서면 바람이 다르다. 도시의 공기와 달리, 산새 소리와 물소리가 섞인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청량산 하늘다리, 가을을 잇는 길
청량산은 ‘푸른 산’이라는 이름 그대로, 사계절 중에서도 가을이 가장 찬란하다.
기암절벽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등산로,그리고 절벽 위를 잇는 ‘청량산 하늘다리’에 오르면 봉화의 가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풍이 능선을 따라 번져가고, 계곡 아래로는 청량사에서 울려 퍼지는 목탁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그 소리와 함께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비워진다.한 걸음마다 산의 고요가 스며든다.
◆청량사, 천년고찰의 고즈넉한 가을
청량산 중턱에 자리한 청량사는 천년의 시간을 품은 사찰이다. 돌계단을 오르는 동안 떨어지는 낙엽이 발길을 덮는다.
청량사의 대웅전 앞에 서면, 단풍이 사찰의 지붕 위로 붉게 내려앉아 있다.절을 찾은 이들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대신 말없이 고개를 숙인다.그 침묵이야말로 이곳의 가을을 완성하는 풍경이다.
◆봉화 분천역, 산타열차의 출발지산길을 내려와 봉화읍 방향으로 향하면 전혀 다른 풍경이 기다린다.‘분천역’은 봉화의 또 다른 명소다.
국내 유일의 산타마을이 있는 이 작은 간이역은 겨울엔 눈꽃열차, 가을엔 단풍열차가 지나는 낭만의 출발점이다.
기찻길 옆으로 단풍이 흐르고,마을 사람들은 방문객에게 직접 만든 감잎차를 권한다.‘산과 마을이 함께 숨 쉬는 여행지’ 봉화의 진짜 매력은 여기에 있다.
◆가을 봉화, 시간을 느리게 걷다
봉화의 가을은 말이 없다. 청량산의 단풍, 낙동강의 물결, 그리고 분천의 기차소리까지모두가 천천히 흐르며 계절을 완성한다.
누군가는 봉화를 ‘가장 한국적인 가을의 얼굴’이라 말한다. 그 표현이 틀리지 않다.여행자가 이곳에서 얻는 건 사진이 아니라,‘고요한 시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진 봉화의 가을 풍경을 통해 ‘느림의 여행’이 주는 치유의 의미를 전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