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입 아르바이트’, ‘단기 해외취업’이라는 달콤한 문구에 속아 캄보디아로 향한 청년들이 현지에서 인신매매에 준하는 착취와 폭력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드러난 피해만 봐도 상당수 청년이 보이스피싱·온라인 도박 조직의 불법 노동에 동원됐고, 여권을 빼앗긴 채 감금·폭행을 당한 정황까지 확인됐다.
“쉬운 돈벌이”라며 유혹했던 SNS 광고는 모두 조직적인 불법 알선의 덫이었다.문제는 이러한 피해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인신착취형 취업사기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정부는 사후 확인과 뒤늦은 대책 회의에 머물렀다.
외교부, 고용노동부, 경찰청 어느 한 곳도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했고, 결국 청년들은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범죄에 노출됐다.정부는 ‘해외취업 안전망’을 갖췄다고 하지만, 실상은 행정 절차 중심의 종이 안전망에 불과했다.
SNS·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허위 채용광고 단속 체계는 사실상 무력했고, 출국 전 위험 안내나 사전 검증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발생해야만 움직이는 늑장 대응이 이제는 반복된 비극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이 사태는 단순한 개인 피해가 아니라 정부 부재가 초래한 구조적 인재(人災)다.
국가가 청년의 노동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사회는 결코 정상이라 할 수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해외취업 알선 시장 전반을 전수 조사하고, SNS상 불법 구인광고를 상시 모니터링할 통합 대응 시스템을 즉각 구축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 보호·귀국·재활 지원 체계를 일원화해 ‘끝까지 책임지는 정부’의 역할을 보여야 한다.청년을 지키는 것은 구호나 홍보가 아니다. 빠른 대응과 예방 중심의 정책만이 같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지 말고, 국가의 책무를 다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