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국가유산청이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전승활동 관리 업무를 사실상 형식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령 보유자들이 실질적 전승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관리·감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무형유산 전승 시스템이 멈춰 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국민의힘)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 공개행사 점검사업 결과보고서’ 및 ‘90세 이상 보유자 전수교육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상당수 고령 보유자가 사실상 전승활동을 중단한 상태였다.자료에 따르면 A 보유자(93세)는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해 정기공연에서 자신의 배역을 소화하지 못했으며, 당시 공연을 참관한 전문가는 “실제 연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노쇠해 명예보유자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B 보유자(94세)는 본인이 직접 실연이 어렵다는 점을 인지해 행사 경비를 감액 신청했으며, 평가보고서에는 “초고령으로 전통 제작의 다양한 기능을 직접 실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담겼다. 해당 보유자는 최근 2년간 전수교육 실적도 제출하지 않았다.C 보유자(91세) 역시 공개행사에는 참석했으나 실연을 하지 않았고, 보고서에는 “고령으로 더 이상 연행은 어렵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해당 단체 역시 2년 연속 전승교육 실적을 제출하지 않았다.이 같은 사례는 일부에 그치지 않는다. 무형유산 보유자들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국가유산청의 관리·감독은 사실상 ‘서류 확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현행 `무형유산의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17조는 국가유산청이 무형유산 보유자를 지정하고 전승교육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관리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 현장 검증이나 후속조치는 거의 없는 상태다.무형유산 보유자의 고령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2025년 기준 보유자의 평균 연령은 75.8세로 2021년(73.9세)에 비해 약 2세 높아졌다.현재 전체 보유자 172명 중 70~80대가 121명(70.3%), 90대도 12명에 달한다.보유자가 없는 종목은 6종목으로 전년보다 1종목 늘었으며, 보유자가 단 1명뿐인 종목도 34종목에 이른다. 이는 무형유산 전승의 지속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김승수 의원은 “고령화되는 전승 환경에 맞는 관리 체계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전승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며 “오랜 세월 전승에 헌신한 보유자들은 명예보유자로 예우하되, 국가유산청은 종목 전승이 이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무형유산 전승은 국가 정체성과 민족의 얼을 지키는 핵심 정책”이라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서 관련 제도 개선과 정책적 지원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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