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가 경제성장을 앞세운 그늘에서 인권과 법치가 무너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사기 조직과 인신매매 피해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그동안 화려하게 포장된 ‘동남아의 신흥 투자국’이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현실이 드러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들이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유인돼 감금·폭행·강제노동을 당하고 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한국인 실종자만 수십 명에 이른다.이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범죄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통치능력, 법 집행의 신뢰, 그리고 인권 의식의 붕괴가 맞물린 구조적 위기다. 캄보디아는 지난 10여 년간 외자 유치와 인프라 개발을 앞세워 빠른 성장을 이뤄왔지만, 정작 사회 제도와 법질서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부패한 공권력, 사각지대의 치안, 무책임한 기업활동이 뒤섞이면서 “돈만 벌면 된다”는 무법지대가 생겨난 것이다.지금 캄보디아는 ‘성장의 성공담’이 아니라 ‘법치의 붕괴 사례’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은 인신매매와 온라인 사기 연루 기업들을 제재했고, 한국과 일본은 일부 지역을 여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외국인 투자와 관광객이 떠나면 남는 것은 피폐해진 경제와 불신뿐이다.국가의 근본은 경제가 아니라 법과 질서다.법이 무너지면 투자는 떠나고, 인권이 짓밟히면 국격이 추락한다. 캄보디아 정부가 이번 사태를 ‘일부 지역의 문제’로 축소하거나 덮으려 든다면, 그 결과는 더욱 참혹할 것이다.    불법 사기조직과 부패 경찰·관리의 유착을 끊어내고, 피해자 구제에 즉각 나서야 한다.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법치 회복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야 한다.경제성장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존엄과 법의 원칙 위에 서지 못한다면, 그 성장은 모래 위의 성(城)에 불과하다. 지금 캄보디아가 해야 할 일은 성장의 속도를 늦추더라도 법과 인권의 기초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신뢰를 잃은 성장은 오래가지 못한다. 국가의 힘은 돈이 아니라 정의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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