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의 절벽이 길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5.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17개월 연속 하락이다.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이후 가장 길고 가파른 내리막이다. 반면 전체 고용률은 63.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고용은 늘었는데, 청년만이 뒤로 밀려난 형국이다.이 현상은 단순히 일시적 경기침체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전통적인 청년 일자리의 진입로가 급격히 좁아진 것이 핵심 원인이다.    올해 8월 기준 제조업 취업자는 6만 명 이상, 건설업은 8만 명 이상 줄었다. 반면 공공부문·서비스업은 고용이 늘었지만, 대부분 단기·시간제 일자리였다.    경력직 중심 채용 관행도 신입 청년층의 진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결국 “취업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들어갈 문이 사라진 것”이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 대학 졸업자 다수가 ‘쉬었음’ 인구로 집계되고, 구직을 포기한 청년이 70만 명을 넘었다는 통계는 우리 사회가 청년을 제대로 품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최근 캄보디아에서 ‘고수익 해외취업’을 내세운 불법 알선 조직에 속아 현지에서 인권유린·범죄에 노출된 한국 청년들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해외취업 사기 주의보’를 내렸지만, 이런 사건은 개별적 일탈이 아니라 청년층 고용절벽이 만들어낸 사회적 비극이다. 국내에서 길이 막히니 청년들이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해외로 향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탈(脫)한국형 생존’이 하나의 흐름처럼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캄보디아의 경고’는 분명하다. 일자리가 없는 사회는 단순히 청년이 힘든 사회가 아니라, 미래가 없는 사회다.    청년이 희망을 잃으면 공동체 전체가 무너진다. 지금의 청년 고용 위기는 단순한 경제지표 악화가 아니라, 사회 존립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리는 조종(弔鐘)이다.정부는 청년고용대책을 “청년 일자리 사업의 확대”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청년이 진입 가능한 산업구조의 복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술기반 중소기업, 지역혁신산업, 문화콘텐츠·친환경 분야 등에서 청년이 스스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단기 인턴십이나 한시적 보조금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업 또한 ‘즉시 전력감’만 찾는 경력 위주의 채용 관행을 멈추고, 청년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채용문화를 회복해야 한다.지자체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은 청년이 머물 기반이 사라져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지역형 일자리 창출, 청년창업 지원, 주거·교통 인프라 개선이 동반돼야 ‘서울 쏠림’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용률 17개월 연속 하락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경고음이다. 청년이 설 자리를 잃는 사회는 결국 기업도, 지역도, 국가도 지속할 수 없다. ‘캄보디아의 함정’은 남의 일이 아니다. 청년이 미래를 찾아 위험으로 내몰리는 지금,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청년에게 희망의 문을 열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내일은 없다. 지금 바로 ‘청년이 머물고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온 사회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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