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 사태가 악화되는 와중에도 한국 청년들이 여전히 불법 구직 사이트를 통해 현지로 향하고 있다.
`고수익 해외 취업`, `숙식 제공·무비자 입국 가능`이라는 달콤한 문구에 이끌려 출국했다가, 여권을 빼앗기고 감금된 채 온라인 사기나 불법 도박 업무에 강제 동원되는 사례가 잇따른다.
피해자 중 상당수가 20대다. 국제사회가 “현대판 인신매매”라 규정하는 그 끔찍한 구조 속에, 우리 청년이 갇히고 있는 것이다.문제는 이 사태가 단순히 범죄조직의 잔혹성에만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늑장이고, 시스템은 허술하기 그지없다.
외교부는 ‘주의보’를 내고, 경찰청은 ‘주의사항’을 홍보하지만, 정작 청년들이 접속하는 SNS·취업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불법 구직 광고가 버젓이 돌아다닌다. “단속 중”이라는 말로는 피해를 막을 수 없다.지난해 이후 캄보디아 현지에서 구출된 한국인 피해자는 수십 명에 달한다.
그러나 그 뒤엔 언제나 똑같은 설명이 따라붙는다. “구직 사이트에서 좋은 조건을 보고 갔다.” 정부는 왜 이 반복된 피해 패턴을 차단하지 못하는가.
단속보다 먼저, 정보 차단과 검증 시스템이 구축돼야 했다. ‘구직 플랫폼 실명제’나 ‘해외 취업 공고 사전 인증제’ 같은 기본 장치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더 심각한 것은 피해자가 구조된 이후의 사후대응이다. 현지 공관은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긴급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호소하고, 관계 부처 간 협력 체계도 느슨하다.
청년들은 해외 현장에서 자유를 잃고, 국가는 국내에서 책임을 미루는 형국이다.
정부는 이제 “재발 방지”라는 말 대신 ‘예방 체계’의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
외교부, 고용노동부, 경찰청이 각각 따로 움직이는 구조로는 이 국제적 사기 산업을 막을 수 없다.청년층의 일자리 불안과 경제적 압박을 악용하는 국제 범죄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SNS 메시지 하나, 온라인 구직 게시물 한 줄이 인신매매의 입구가 된다.
국가는 최소한, 그 입구를 막는 문지기 역할을 해야 한다.청년들에게도 경각심이 필요하다.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말은 언제나 위험의 신호다.
그러나 개인의 주의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청년이 덫에 빠지는 구조가 방치된다면, 그것은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라 국가의 직무유기다.캄보디아 사태는 단순한 외교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의 젊은 세대를 지키지 못한 정부 시스템의 거울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청년을 걱정한다면, “나중에 구하러 가는 외교”가 아니라, `처음부터 막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