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어느새 산맥을 넘어 북쪽으로 간다. 동해의 푸른 바람과 내륙의 단풍을 따라 걸었던 여정은 이제 봉화와 울진에서 막을 내린다.이곳은 ‘계절의 끝이자 시간의 시작’이다. 고요한 숲과 따뜻한 물, 그리고 사람의 온기가 어우러진 봉화·울진은 가을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다.<편집자주>>     ◆봉화, 산의 품속에서 시간을 쉬다 [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봉화로 들어서는 길은 가을의 끝을 알린다.    낙동강 상류의 안개가 피어오르고, 청량산의 단풍은 마지막 불빛처럼 산허리를 물들인다. 청량산 도립공원의 가을은 절정의 색을 지나 은은한 농도로 변해 있다. 이곳을 찾은 등산객 김현수(대구·58) 씨는 “가을의 끝을 보러 왔다”며 “한 해의 피로가 내려앉는 듯하다”고 말했다. 산 아래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은 겨울을 앞둔 준비로 분주하다. 빨간 지붕의 카페와 철길을 따라 늘어선 장터에서는 군고구마와 대추차 냄새가 퍼진다. 가을이 물러가며 겨울의 문턱이 열리는 이곳은, 계절의 경계선이 가장 분명하게 느껴지는 장소다.       ◆울진, 바다와 숲이 이어주는 생명의 길봉화에서 국도 36호선을 따라 동쪽으로 달리면 울진이다. 산맥이 끝나고, 바다가 다시 나타난다. 울진의 가을은 ‘숲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흐름의 끝이다. 금강송군락지는 울진의 상징이다. 천연기념물 제180호로 지정된 이 숲은 500년 넘게 자라온 소나무들이 빽빽히 서 있다. 나무마다 푸른 향을 내뿜으며, 사람의 발걸음마저 조용하게 만든다. 산책길 한쪽에서 만난 지역 해설사는 “울진의 금강송은 조선시대 궁궐 건축에도 쓰이던 나무”라며 “이 숲은 우리 산림문화의 산증인”이라고 설명했다.울진은 또 다른 온기의 고장이다. 덕구온천과 백암온천은 자연 용출형으로, 깊은 산자락에서 솟아나는 40℃의 온천수는 가을 끝 여행객의 피로를 풀어준다. 해안가로 내려오면 후포항과 왕피천이 어우러진 풍경이 나타난다. 붉은 석양이 파도에 스며들며, 바다도 산처럼 조용해진다.     ◆사라지지 않는 계절의 온기울진 평해읍의 한 주민은 “겨울이 와도 우리는 가을을 떠나보내지 않는다”며 웃었다. “낙엽이 다 떨어져도 그 밑에는 봄이 숨어 있으니까.” 그 말처럼 봉화와 울진의 가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계절을 품은 채 천천히 잠든다.여행의 끝에서 우리는 ‘시간의 순환’을 본다. 바다는 다시 파도를 밀어 올리고, 산은 또 새 잎을 틔운다. 그 속에서 사람은 또 하루를 살아간다.◆여행메모대표 코스 : 청량산~분천역 산타마을 / 울진 금강송군락지~덕구온천~왕피천 해안길추천 시기 : 10월 하순~11월 중순 (늦가을 단풍 및 첫눈 시기)특산품 : 봉화한약우, 울진대게, 금강송송이버섯, 백암온천수문의 : 봉화군청 문화관광과 ☎ 054-679-6314 / 울진군청 관광진흥팀 ☎ 054-789-6903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