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를 넘어 섬으로 번진 지방 소멸 경고음. 지난해 38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던 울릉군이 심각한 인구 감소와 생활 불편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에도 불구하고, `섬 속의 지방자치단체` 울릉군은 여전히 중앙 의존적 구조에 갇혀 있다. 경북도민방송은 3회에 걸쳐 울릉군의 현실과 자립을 위한 과제를 연재 한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1:고립 속 성장의 이면2:자립섬 울릉의 실험3:울릉에서 배우는 대한민국 지방의 미래
◇ 늘어난 관광객, 줄어든 주민
[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울릉군을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약 38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울릉군의 상주 인구는 9천 명 아래로 떨어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0년 1만 5천 명이던 인구는 2025년 8월 기준 8천 8백 명 수준으로 붕괴됐다.
젊은 층은 고교 졸업 후 대부분 육지로 진학하거나 취업하며 섬을 떠나고 있다. 남은 노년층은 의료·복지 인프라의 한계 속에 놓였다.
울릉읍 저동리 주민 A씨(62)는 "날씨가 나쁘면 배편이 끊겨 생필품 구하기가 어렵다"며 기본적인 생활 편의 부족을 호소했다.
◇ `국비 의존` 재정 구조... 자립도 전국 최저
울릉군의 재정자립도는 2025년 기준 14%로, 전국 군 단위 평균(약 35%)의 절반 수준이다. 전체 예산 중 80% 이상이 국비·도비 등 외부 재원에 의존하는 구조다.
자체 재정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군정 운영은 중앙정부의 공모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경북대 행정학과 A교수는 "공항이나 도로 같은 대형 인프라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내 산업과 인구 유지 기반이 더 중요하다"며 "울릉은 작은 행정
단위일수록 생활·산업·복지 기능이 균형을 이뤄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청년 사라진 섬, 계절형 경제 고착화
울릉도의 20~39세 청년 인구 비중은 전체의 15% 수준이다. 도동항과 저동 일대 숙박·음식업소는 대부분 관광 성수기(5~9월)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계절형 고용 구조’가 고착화됐다.
비수기에는 점포 절반 이상이 문을 닫으며 청년층의 일자리는 극도로 불안정하다.
울릉청년협동조합 B모씨는 "청년들이 돌아오려면 주거비와 물가, 교통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며 "지금은 월세 부담이 높고, 섬 내에서 연중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독도 상징성 넘어 `주민 민생`으로
울릉군은 독도의 행정 관할 지자체로서 상징적 위상을 갖지만, 이 상징성이 지역경제나 주민 생활 개선으로 직접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릉군의회 관계자는 "독도 관련 예산은 주로 홍보나 연구 중심인데, 정작 주민 생활 개선 예산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독도를 지키는 주체가 결국 울릉 주민인 만큼, 실질적 생활 기반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릉군은 올해부터 `정주 여건 개선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교통, 주거, 에너지, 복지 부문을 단계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관광객 중심의 정책을 넘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인프라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울릉은 대한민국 지방의 축소판이다. 교통·주거·인구·행정의 모든 구조가 `의존형 지방`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방문객이 아니라, ‘살 수 있는 섬’을 만드는 지방정책이다. 울릉의 실험이 대한민국 지방의 생존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