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증가와 국책사업 추진에도 불구하고 중앙 의존적 구조와 인구 감소의 이면(裏面)에 직면했던 울릉군. 행정 주도의 관광 정책에서 벗어나 주민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생활 중심 행정’으로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2회차에는 울릉군의 자립을 위한 실험과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글싣는 순서1:고립 속 성장의 이면2:자립섬 울릉의 실험3:울릉에서 배우는 대한민국 지방의 미래◇ 섬의 주인은 `주민`으로... 생활 중심 행정 강화
[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울릉군은 2023년부터 관광객 중심의 정책에서 `생활 중심 행정`으로 정책 기조를 대폭 전환했다.
이는 주민이 직접 관광사업을 설계하고 운영했던 주민참여형 관광개발 시범사업의 슬로건 ‘우리 동네가 여행지’와 궤를 같이한다.
울릉군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울릉군은 더 이상 `관광객이 잠시 머무는 섬`이 아니라, 사람이 살 수 있는 섬을 만드는 데 행정의 방향을 두고 있다"며 단기 성과보다 교통·주거·에너지·의료 등 정주 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밝혔다.
◇ 탄소중립의 시험대...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
울릉군은 디젤발전 의존도가 높은 기존 전력 공급 체계를 혁신하기 위해 한국전력과 함께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풍력·태양광·소형 수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결합한 `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 시스템을 구축하여 연료 운송비 등 상당한 비용을 절감하고, 장기적으로는 전국 섬 지역의 탄소중립 모델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울릉군 지역활력과 담당자는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와 `리턴 울릉` 사업이 울릉형 지속가능 모델의 핵심"이라며 "주민이 참여하고, 섬 안에서 생산과 소비가 순환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 청년 귀향 프로젝트 `리턴 울릉`, 정착이 관건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한 울릉군은 귀향 청년에게 창업 공간, 임대주택, 생활비 일부를 지원하는 ‘리턴 울릉 프로젝트’를 시행해 10여 명의 청년이 지역 산업에 정착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귀향 청년 B씨(33)의 사례처럼 비싼 배송비와 물류비, 유통 접근성은 여전히 큰 제약이다.
이에 군 관계자는 "단기 지원보다 지속 가능한 일자리 구조가 중요하다"며 산업 생태계를 내부에서 키우는 방향으로 행정을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생활-일자리-복지` 다섯 축의 내재적 성장 강조
전문가들은 울릉군의 생존 전략을 `생활 중심의 내재적 성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북대 지역발전연구소 A 교수는 "관광은 단기 수단일 뿐, 장기적으로는 주거, 교육, 돌봄, 에너지, 일자리의 다섯 축으로 설계된 주민의 삶의 질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울릉군은 이러한 조언을 반영해 `섬 복지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내년부터 교통비·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섬 복지카드 제도`를 도입해 주민의 생활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할 계획이다.울릉군관계자는 "울릉은 지방소멸의 해법이 될 ‘삶의 지속 가능성’과 ‘생활 안정’을 실험하는 무대가 되려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관계자는" 울릉의 사례가 대한민국 지방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