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아이 손잡고 일부러 하루 연차 냈어요. 사과향이 이렇게 진한 곳은 처음이에요.”
서울에서 온 직장인 정은지(36) 씨는 빨갛게 물든 청송읍 용전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손에는 막 따온 청송사과 한 봉지가 들려 있었다.
29일 개막한 제19회 청송사과축제 첫날, 청송읍 일대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올해 축제는 ‘청송~다시 푸르게, 다시 붉게’를 주제로 오는 11월 2일까지 이어진다.
행사장인 용전천 일원은 이른 아침부터 붉은 사과 조형물과 풍선, 깃발로 단장됐다.
길목마다 설치된 사과 판매 부스에서는 막 수확한 사과가 쏟아지듯 진열됐고, 아이들은 사과 바구니를 들고 뛰어다녔다.무대에서는 ‘청송도호부사 퍼레이드’와 ‘소헌왕후 추모 헌다례’, ‘청송문화제 개막식’이 잇따라 열리며 전통의 품격을 더했다.
공연이 끝나자 곳곳에서는 사과를 활용한 체험행사가 이어졌고, ‘사과 올림픽 3종 경기’, ‘사과 선별 로또’, ‘꿀잼-사과난타’ 등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몰려들었다.청송읍 용전천 다리 위에서 만난 이정호(58·대구) 씨는 “청송사과가 맛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축제 규모가 이렇게 큰 줄은 몰랐다”며 “도심 축제보다 훨씬 정겹고 사람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축제장을 찾은 주민들도 들뜬 표정이었다.
청송읍 주민 박명자(64) 씨는 “해마다 축제가 열릴 때마다 동네가 살아나는 느낌”이라며 “아이들 웃음소리 들리면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그 옆에서 자원봉사 조끼를 입은 청송여고 학생들은 “우리 지역 축제라 자랑스럽다”며 손님들에게 사과잼 시식을 권하며 환하게 웃었다.청송군은 축제를 통해 지역 농가 소득 증대와 관광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올해부터는 지역 농산물 가공품, 사과 수제 음료, 사과 와인 등도 함께 선보여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있다.해가 저물자 행사장은 또 다른 분위기로 변했다.
무대에서는 개막공연 ‘헬로콘서트 좋은날’ 녹화가 진행돼 남진, 환희, 린, 손태진 등 인기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졌고, 관람객들은 휴대폰 불빛을 흔들며 환호했다.
마지막 순서로 하늘을 가득 채운 불꽃이 터지자 관객석에서는 “와!” 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청송읍을 찾은 관광객 박현우(42·부산) 씨는 “사과도 맛있고 공연도 수준급이었다”며 “단순한 농산물 축제가 아니라 사람이 중심인 문화축제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윤경희 청송군수는 “청송사과축제는 청송사과의 진가를 널리 알리는 자리이자, 군민이 함께 만드는 상생의 축제”라며 “가을의 정취와 사람 냄새가 가득한 청송으로 많은 분들이 오셔서 특별한 추억을 남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청송군은 오는 30일 ‘제4회 청송황금사과 전국고교장사 씨름대회’를 비롯해 전통놀이, 청소년 댄스경연, 불꽃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청송사과축제는 2005년 첫 개최 이후 지역 농가와 주민, 단체가 함께 만들어온 상생형 지역축제로 성장해왔다.
올해는 축제 전 구간에 친환경 부스 재활용 프로그램과 쓰레기 최소화 캠페인을 도입해 ‘푸른 청송’ 이미지를 강화했다.
청송군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축제 모델로 발전시켜 지역의 농업·관광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