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의 ‘지역상생’ 구호가 또 한 번 허울뿐임이 드러났다. 혁신도시 조성 취지는 분명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 지역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이루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떤가. 공공기관들은 여전히 서울의 눈치를 보고, 지역경제는 이들의 ‘외면’ 속에 제자리걸음이다.특히 지역은행을 철저히 배제하는 자금 운용 관행은 심각하다. 기관 자금 대부분이 수도권 시중은행을 통해 관리되고, 예치금과 급여이체는 물론, 협력업체 대금조차 지역 금융기관을 외면하고 있다.   ‘대구에서 일하지만 서울에서 돈을 굴리는’ 모순된 구조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공공기관들은 지역 대학과의 MOU 체결, 봉사활동, 장학사업 같은 보여주기식 행보로 상생을 포장한다.    지역민 입장에선 이런 ‘행사성 상생’이야말로 가장 큰 모욕이다.지역은행은 단순한 금융기관이 아니다. 지역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지역민의 금융안정을 책임지는 지역경제의 혈관이다.    공공기관이 이 혈관을 외면하면 지역경제의 순환은 멈춘다. 자금이 지역을 돌지 않는데 어떻게 일자리가 늘고, 기업이 성장하겠는가.    공공기관이 진정 지역의 일원이라면, 예산 운용의 일부라도 지역은행을 통해 돌려야 한다. 그것이 상생의 최소한의 실천이다.대구시와 혁신도시지원단 역시 더 이상 방관해선 안 된다. ‘상생협약식’과 ‘홍보 브리핑’에만 머물지 말고, 공공기관의 지역기여도 특히 자금운용 비율, 지역인재 채용률, 지역기업 발주 실적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평가해야 한다.    지역민의 세금과 정책적 지원으로 세워진 혁신도시가 공공기관의 ‘행정 요새’로 전락해서야 되겠는가.혁신도시는 이름 그대로 혁신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 대구혁신도시에는 혁신도, 상생도 없다. 남은 것은 구호뿐이다.    공공기관이 지역은행을 외면한 채 수도권식 운영을 고집한다면, 지역민의 신뢰는 이미 떠난 뒤다.    ‘혁신’의 이름이 무색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공공기관들이 진정성 있는 지역 상생의 길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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