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 하청노동자들이 희생되는 중대재해가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법을 만들어놓고도 관리·감독은 허술하고, 기업들은 책임을 피하기 바쁘며, 정부는 실효적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가장 취약한 하청노동자들이 위험의 최전선에 서 있다.우리 산업 구조에서 원청은 이익은 취하면서 위험은 외주화하는 관행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위험 공정은 하청에 떠넘기고, 정작 책임은 ‘도급계약’ 뒤에 숨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사고가 나면 늘 개인 과실로 몰아가고, 사업주는 안전 투자 대신 비용 절감에만 몰두한다. 이러한 구조적 부실이 중대재해를 되풀이하는 뿌리다.중대재해처벌법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모호한 책임 규정, 느슨한 법 집행, 사건 처리의 지연 등이 겹치며 법의 본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사업장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없으니 기업들이 긴장할 이유도 없다.
노동자 안전보다 생산일정을 우선하는 현장 문화의 변화도 요원하다.정부는 이제라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형식적인 점검과 보여주기식 캠페인으로는 달라질 것이 없다.
감독 인력을 확충하고, 원청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며, 위험 공정의 외주화 제한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 역시 스스로 안전 시스템을 개선하고 현장 규율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다.하청노동자의 죽음이 더 이상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사고’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산업현장의 안전은 정부의 의지와 기업의 책임, 두 축이 함께 서야만 지켜진다.
매번 사고 뒤에 대책을 말하는 관행을 끊지 못한다면, 중대재해는 앞으로도 되풀이될 것이다.
인명보다 우선할 가치가 어디에 있는가. 지금이라도 근본적 개선에 나서는 것이 국가의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