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에서 의성의 인구 절벽과 산업 구조 전환을 집중 조명했다.마지막 3회에서는 의성 주민들의 목소리와 청년 정착의 현실을 바탕으로, 의성이 나아갈 지속 가능한 지방 모델을 고민한다. 사라지는 농촌에서 머무르고 돌아오는 농촌으로 바뀌기 위해 필요한 해법을 제시한다.<편집자주>
글싣는 순서1:인구 절벽 1번지 의성…소멸 넘어 ‘전환의 첫 단추’를 꿰다2:‘농업군 의성’의 반전 실험…스마트농업·가공·바이오로 새 산업지도 그리기3:사람이 머무는 농촌을 향해…의성이 선택해야 할 지속 가능한 길
◆“살고 싶은데 살기 어렵다”…의성 주민들이 털어놓은 진짜 문제[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의성읍 한 카페에서 만난 30대 청년 창업가의 말은 단순하지만 무겁다.“일은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가족을 데려오기엔 교육·문화·주거 환경이 너무 약해요. 농촌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보다 생활의 불편함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반면 60대 농민은 다른 시각을 전했다.“젊은 사람들에게 농사를 맡기고 싶은데, 살 집이 없어요. 농촌 빈집이 많다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집은 거의 없고, 리모델링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두 사람의 말에는 공통된 현실이 있다. 일자리보다 ‘살아갈 조건’이 부족하다는 것.
산업 전환이 속도를 내더라도 정주 환경이 따라오지 못하면 청년은 남지 않는다.◆청년 정착이 현실이 되려면…‘주거·교육·의료’ 삼박자 필요전문가들은 청년이 농촌에 정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 주거 안정, 교육 접근성, 의료 인프라를 꼽는다.의성군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청년 주거 공간 조성▲폐교·빈집 활용 프로젝트▲작은 도서관·생활SOC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특히 교육 인프라는 의성의 가장 취약한 분야다.
지역 학부모는 “아이 교육 때문에라도 대구와 안동으로 나가는 가정이 많다”고 털어놨다.의료 접근성 역시 고령층과 청년층 모두 공통된 불만 사항이다.
일부 면(面) 지역은 응급의료 접근 시간이 30분 이상으로, 고령화된 농촌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위기 속에서 찾는 기회…의성형 ‘농촌 리모델링’지역 전문가들은 의성의 미래 전략을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한다.읍·면별 소규모 생활권에 의료·돌봄·교육·문화 기능을 분산 배치해 ‘차별 없는 생활권’을 만드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청년 주거 공간, 창업 스튜디오, 사회적 경제 허브 등 ‘살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의성마늘·스마트팜·가공식품·로컬푸드·농촌관광 등을 하나의 ‘의성 브랜드’로 묶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필수다.전문가는 “지방은 스스로 경쟁할 수 없다. 광역·생활권 단위 연계와 지역 정체성 확립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주민 참여가 살리는 지역…“행정 혼자선 못 한다”의성군이 추진 중인 농촌재생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주민 참여의 확대다.마을계획단, 주민 주도형 도시재생,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 등에 청년·귀농인·중장년층이 함께 참여하면서 “정책이 아니라 우리 일”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한 귀농 청년은 “군에서 방향만 잡아주고 실제 운영은 주민이 맡는 방식이 가장 오래 남는다”며“마을 자체가 바뀌는 경험이 있어야 청년도 남는다”고 말했다.김주수 군수는 “지금 의성은 소멸의 위기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정주 여건 개선, 청년 정착 기반 확충, 산업 전환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머무르는 농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의성이 먼저 변하면, 대한민국 농촌의 미래 모델이 될 수 있다”며“사람이 돌아오고, 지역이 살아나는 의성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사람이 남을 수 있는 지역’이 지방의 미래를 결정한다의성은 대한민국 지방소멸 위기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역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변화의 가능성이기도 하다.산업 전환, 생활 인프라 확충, 주민 참여 확대 등 의성이 시도하는 변화들은 단순한 인구 감소 대응책이 아니라 ‘새로운 농촌 모델’의 출발점이다.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실험대에 의성이 서 있다.
사람이 떠나는 농촌에서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으로- 의성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