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지역경제가 장기 침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 약화, 청년 인구 유출, 소비 위축, 산업 전환 속도 지연까지 복합 악재가 겹치며 지역의 체감경기가 끝없이 가라앉고 있다.
그동안 쌓아 온 섬유·기계·부품 기반 산업은 글로벌 시장 변화와 인력난 앞에서 활력을 잃고, 중소기업 상당수는 투자 의지마저 꺾여 있다. 경북 북부와 동해안권은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지역 소멸 위험권으로 밀려나는 상황이다.대구의 경우 대도시권임에도 불구하고 청년층 이탈이 뚜렷하고, 고용의 중심축인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활력이 떨어졌다.
경북은 산업단지 가동률 하락과 내수 둔화로 기업체 운영 부담이 커지면서 지역 상권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외부 관광객 유입이 간간이 늘어도 지역 내 소비 활성화로 연결되지 못하는 ‘반짝 효과’에 그친다.
지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졌다는 방증이다.문제는 이러한 구조적 침체에 대한 행정의 대응이 여전히 더디다는 점이다.
산업 전략은 미래비전만 반복될 뿐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물고,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경제대책도 충분치 않다.
특히 청년·중소기업·전통 산업이 겪는 어려움은 수년째 비슷한 지점에서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대책은 여전히 단년도 사업 위주로 조각난 채 추진되고 있다.
행정의 ‘현장 부재’와 ‘정책 반복’이 지역 침체를 더욱 고착시키고 있는 셈이다.이제 대구·경북은 과감한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기존 주력 산업을 단순 보존이 아닌 고도화·전환 중심 구조로 재배치해야 한다. 둘째, 지역 대학·기업·지자체를 묶는 혁신 인재 순환 구조를 다시 세워야 한다.
인재가 지역을 떠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 경제 회복의 핵심이다.
셋째, 관광·의료·모빌리티·로봇 등 이미 강점을 가진 분야는 글로벌 수요를 겨냥한 콘텐츠·인프라 확충으로 확실한 성장축을 만들어야 한다.
넷째, 소상공인·전통시장 등 생활경제는 점 단위 지원이 아닌 상권 단위의 체계적 재생으로 접근해야 한다.중앙정부도 대구·경북의 침체를 지방 문제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영남권의 경제 활력은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핵심이며, 지역산업 기반이 무너지면 국가 경쟁력 전체가 흔들린다.
필요한 예산과 권한을 지방에 과감히 넘기고, 지역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올바른 방향이다.겨울 경기의 냉기가 더 깊어지기 전에 지역경제의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회복은 철저한 준비와 실행에서 비롯된다.
대구·경북이 다시 뛰기 위해서는 행정의 결단, 산업의 전환, 지역사회의 참여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