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직면한 위기가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다. 인구 감소, 산업 기반 약화, 교육·의료 인프라의 불균형이 겹치며 지역 경쟁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최근 대구의 인구는 ‘150만 붕괴’가 현실화됐고, 경북의 많은 시·군은 지방소멸위험지수 상위권에 올라 있다.
수도권 집중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상황에서 지금의 흐름을 바꾸지 못한다면 지역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특히 산업 생태계의 침체는 심각하다. 대구의 주력 산업인 섬유·기계·운전부품은 오래된 구조로 인해 신성장 동력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경북 북부권 역시 제조업 기반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
반면 구미·포항·경산 등 일부 산업거점은 새로운 투자 유치와 첨단 기술 기업의 진출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지만, 지역 전체로 보면 회복 속도는 더디다. 산업재편을 위한 전략적 투자와 지역 간 연계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교육·의료 격차 또한 대구·경북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여전히 경북의 다수 시·군은 소아과 폐업, 응급의료 공백으로 주민들이 생명·안전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가장 큰 이유가 ‘교육과 일자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대학 경쟁력 강화와 정주 인프라 확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AI·반도체 등 첨단 분야 인재 양성에 대구경북이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면 미래 산업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지방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단기 홍보성 사업이나 보조금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장기적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별 특성을 살린 산업 육성, 메가시티급 광역 협력 체계 구축, 청년·가족 정착을 위한 교육·주거·문화 정책이 결합될 때 비로소 실효성이 생긴다.
중앙정부 역시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지역에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을 이양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대구·경북은 대한민국 산업화·근대화의 큰 축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한때 번영했던 지역’이라는 평가 속에 머물 수 있다.
인구, 산업, 정주 환경 전반의 위기는 이미 경고음을 넘어 비상상황이다. 지역 스스로의 혁신 의지와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동시에 이뤄질 때, 대구·경북은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