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경북 북부에서 의성조문국박물관이 다시 한번 ‘우수 공립박물관 인증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첫 인증을 시작으로 4회 연속 국가 인증을 통과한 군립 박물관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단순한 기관 평가를 넘어 지역문화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지켜낸 이번 성과의 의미를 1회차에서 짚어본다.<편집자주>
글싣는 순서1:지역문화의 존재감을 증명하다2:작지만 강한 운영의 기술3:지역문화 플랫폼으로의 도약
◆작은 농촌 박물관이 만든 ‘꾸준함의 힘’
[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의성조문국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올해까지 네 차례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인구 감소와 문화 인프라 부족 등 열악한 지역 조건 속에서도 10년 넘게 국가 인증을 유지한 사례는 흔치 않다. ‘작지만 탄탄한 박물관’이 지역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주목된다.
◆국가 공인 ‘공립박물관 평가인증’…무엇이 다르길래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문체부가 3년 주기로 실시하는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는 전시·운영·교육·소장품 관리·공공성 등 박물관의 기능 전반을 점검하는 제도다.
지방의 소규모 박물관도 동일 기준을 충족해야만 인증을 받을 수 있으며 인증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후 관리 점검을 받는다.
이 때문에 4회 연속 인증은 단순한 ‘성적표’를 넘어, 얼마나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돼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군립 박물관으로는 보기 드문 12년 연속 성과
의성조문국박물관은 2017년 첫 인증 이후 2019년·2022년에 이어 2025년까지 네 차례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군립 박물관이 10년 넘게 같은 인증을 이어간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시설·예산·인력 등 여건이 열악한 농촌 박물관 임에도 ‘운영체계의 안정성’,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 ‘소장품 관리 전문성’ 등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관계자는 “규모는 작지만 운영 원칙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온 점이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며 “지역에서 만든 콘텐츠가 국가 인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작은 농촌 박물관의 ‘존재감’
의성조문국박물관은 조문국 고분군(사적 제415호)을 중심으로 고대 소국 조문국의 역사·문화를 전시하는 지역사 박물관이다.
지역에서 출토된 국가귀속유물과 기증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상설전은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핵심 콘텐츠다.
특히 어린이·청소년 교육·체험 프로그램은 군민 호응이 높고, 지역 내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박물관이 사실상 ‘지역 문화 허브’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지역이 지켜낸 문화 역량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가속하는 농촌에서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시설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을 지키는 문화 기반시설이다.
의성조문국박물관의 4연속 인증은 ‘중앙이 만든 성과’가 아닌 ‘지역이 스스로 지켜낸 문화 역량’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비슷한 조건의 농촌·중소도시 공립박물관에 유효한 참고 모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4회 연속 인증은 의성조문국박물관이 전국적으로도 인정받는 우수 공립박물관임을 보여주는 성과”라며“의성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핵심 문화기반시설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재정·인력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