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 소멸위험 1위’ 낙인을 떠안았던 경북 의성군. 인구감소·초고령화·산업 정체 등 삼중고에 시달리던 농촌 군(郡)은 지난 10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았을까. 본지는 민선 6기부터 3선째 의성군정을 이끌어 온 김주수 의성군수의 군정 성과와 지역 전환의 흐름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본 1회차에서는 ‘위기 진단’과 ‘정주환경 기반 재건’이라는 초반 군정의 방향을 집중 분석한다.<편집자주>글싣는 순서1:소멸위기 한복판에서… 의성군정 ‘반전의 서막’2:신공항 시대 준비하는 의성… 미래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다3:‘머무는 의성’ 가능할까… 정주환경 개선과 남은 숙제 ◆인구 급감·초고령화 직면한 2014년… “위기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다”[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2014년 취임 당시 의성군의 상황은 절박했다. 전체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지고 고령인구 비율은 40%를 넘어섰다. 군청 내부에서도 “통계만 봐도 지역의 미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는 회고가 나왔다. 김주수 군수는 취임 직후 첫 업무보고에서 “위기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라 삶의 조건”이라며 군정 전 분야에 대한 전면 재진단을 주문했다. 청년이 왜 떠났는지, 지역 산업은 왜 정체됐는지, 고령층 복지는 왜 취약해졌는지, 읍·면 간 생활 인프라는 왜 불균형해졌는지를 항목별로 파헤쳤다. 단순히 ‘인구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조건’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사람을 붙잡는 힘은 행정이 아니라 생활의 질”이라는 철학을 분명히 했다. ◆‘이웃사촌 시범마을’… 청년이 돌아온 전국 첫 농촌 실험의성군이 전국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2018년 추진된 ‘이웃사촌 시범마을’이다. 농촌의 빈집을 리모델링해 청년주택으로 활용하고, 공유부엌·창업공간·원격근무실 등을 조성해 청년 정주환경을 실험하는 프로젝트다. 단순한 귀농·귀촌 지원이 아닌 ‘지속적 생활모델’에 초점을 맞춘 이 사업은 정착률이 일반 귀농·귀촌 대비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이 정책을 ‘전국 확산 가능모델’로 선정했다. 주민 A씨는 “불이 꺼졌던 빈집에 다시 사람이 들어오니 마을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며 “청년과 어르신이 자연스럽게 섞여 살아가는 마을을 다시 보게 됐다”고 전했다. ◆초고령 사회 의성… ‘의성형 돌봄·복지’로 구조적 한계 보완 전국 최고 수준의 초고령 지자체인 의성군에서 돌봄·복지 체계 구축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었다. 김 군수는 “노인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지역 생태계”라는 기조를 내세우며 돌봄정책을 전면 재편했다. 의성군은 24시간 대응 가능한 ‘통합돌봄센터’를 세우고 읍·면 단위 방문 돌봄과 이동지원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농업인 재활·건강관리센터, 장애인·노인 공공주택 리모델링 지원, 독거·취약가구 위험관리 시스템 등도 속도감 있게 확충했다. 군 복지 관계자는 “행정이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전체가 위험을 감지하고 대응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생활기반 확충… “살아보니 괜찮다”는 말이 나오기까지 김 군수는 마을계획단과 주민참여예산을 확대하며 ‘주민이 직접 생활환경을 설계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작은도서관·작은목욕탕 등 면 단위 생활시설 확충, 군립요양시설·가족센터 건립, 농촌형 행복주택·청년주택 공급, 교통 접근성 개선 등 생활 SOC 투자도 과감히 이뤄졌다. 주민들은 변화된 정주여건을 체감하고 있다.    주민 B씨는 “병원이나 문화시설이 멀어 늘 불편했는데 지금은 가까운 면 단위에서도 웬만한 생활이 해결된다”며 “의성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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