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이미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가장 뚜렷한 징후는 가족 구조의 해체와 함께 빠르게 늘어나는 ‘혼자 사는 노인’입니다. 도시의 고립, 농촌의 적막, 돌봄·안전·의료의 공백까지이들의 일상은 한국 사회의 현재이자 미래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본지는 고령 1인 가구의 현실을 3회에 걸쳐 짚어보고, 지역과 국가가 서둘러야 할 사회적 안전망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글싣는 순서1:고립의 일상화… 혼자 사는 노인 200만 시대2:고독사의 그림자… 안전·의료·주거 모든 영역이 위험하다3:혼자 살아도 안전한 나라로… 돌봄·주거·의료 전면 재구성[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민 5명 중 한 명이 노인인 시대가 현실이 됐다. 그러나 더 심각한 변화는 혼자 사는 노인, 즉 ‘고령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200만 명을 넘긴 이들은 도시와 농촌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고립되고 있다.    일상 자체가 외로움으로 채워진 사회적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오늘은 누구와도 말 안 했어요”… 도시형 고립서울 금천구의 한 노후 다세대주택. 76세 김모 씨의 하루는 오전 5시 TV를 켜는 것에서 시작해, 밤 10시에 끄는 것으로 끝난다. 집 안을 오가는 움직임 외엔 사람과의 접촉이 거의 없다. 김씨는 “마트에서 계산할 때 건넨 ‘봉투 드릴까요?’가 오늘 처음 들은 사람 목소리였다”며 멋쩍게 웃었다. 가족은 지방에 살고, 지인들과의 왕래는 거의 끊겼다. 전화 한 통, 방문 한 번이 ‘사건’이 되는 삶. 기자가 찾은 현장은 고립이 일상이 된 도시형 1인 고령가구의 전형이었다.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3분의 1이 1인 가구이며, 그중 65세 이상 노인 가구는 급속히 늘어 200만 명을 넘어섰다.  도시에서 흔히 보이는 ‘원룸·반지하·옥탑방의 노인 독거’는 더 이상 예외적 풍경이 아니다.◆농촌은 더 깊은 적막… 마을 절반이 노인인 곳도 경북 의성군의 한 농촌마을. 마을회관 앞 장독대에는 먼지만 앉아 있고, 인적은 뜸하다. 집집마다 사람이 없는 듯 조용하다. 마을 이장은 “30가구 중 20가구가 노인이고, 그중 절반이 혼자 산다”며 “문을 닫고 지내는 어르신도 많아 안부 확인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농촌은 도시보다 관계망이 두껍다고 여겨졌지만, 청년층 유출이 심화되며 ‘초고령·과소(過疎)’가 겹친 이중 고립이 벌어지고 있다. 정기적인 의료 접근성과 교통 부족은 고립감을 더 키우는 요소다. ◆돌봄 수요 폭증… 그러나 서비스는 ‘숨가쁘게 뒤따라갈 뿐’ 정부의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됐지만, 현실적 한계가 크다. 생활지원사들은 1인당 평균 23~30명의 노인을 담당한다. 촘촘한 관찰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 생활지원사는 “방문 주기를 줄이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안 된다”며 “도움이 필요한데도 연락을 잘 안 하시는 분들은 더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외로움이 건강을 뺏는다… 고립이 ‘질병의 시작’ 전문가들은 고립을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질병·사망 위험을 높이는 사회적 위험 요인으로 본다.    동반질환 관리 실패, 우울증 악화, 치매 조기화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한 교수는 “관계망이 약해질수록 위기 신호를 알아차릴 사람이 사라진다”며 “1인 고령가구 증가를 단순 인구 변화로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립이 구조화된 사회… 그늘은 더 깊어진다도시는 바쁘고 농촌은 텅 비었다. 둘 다 노인에게는 외로운 공간이 됐다.    가족·이웃·지역 사회의 전통적 돌봄 구조는 이미 해체됐고,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혼자 사는 노인 200만 시대’는 앞으로 더 커질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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