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근 통계만 보더라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 건수는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사망 사고 비율 역시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상황이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우리 사회에서 고령 운전 문제는 더 이상 ‘개인 책임’의 영역에 머물 수 없다.    국가적·사회적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 체계가 시급하다.물론 고령 운전자의 이동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지방의 경우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운전면허가 곧 생활 유지 수단이 되는 현실도 있다.    그러나 신체적·인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자가 운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결국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면허 반납 권고가 아니라,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 패키지다.우선 정부는 고령 운전자의 면허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일본이나 유럽 등 고령화 선진국들은 정기적 인지능력 검사, 위험도에 따른 단계별 면허 제한 등 다양한 제도를 이미 시행 중이다.    우리도 형식적인 ‘갱신 교육’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의학적 진단·인지 검사·운전 적성 평가를 결합한 통합 검증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운전이 가능한 고령층과 그렇지 않은 고령층을 실효성 있게 구분해야 한다.또 하나 중요한 것은 대체 이동수단 확충이다. 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고령 운전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지방의 농촌·산촌 지역에 소형 전기버스, 맞춤형 공공택시, 고령자 이동지원 차량 등을 확대하고, 호출형 교통망(수요응답형 교통)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면허를 자발적으로 반납한 이들에게 교통비 지원이나 지역 이동 서비스 연계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도 정착시켜야 한다.기술적 접근도 뒤따라야 한다. 최근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고령 운전을 보완할 유효한 수단이다.    하지만 비용 부담과 차량 접근성이 문제다. 고령층 차량에 안전장치를 의무 설치하거나 교체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보급률을 높이는 정책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고령층에 특화된 소형·저속 스마트 모빌리티를 활용하는 방향도 검토할 만하다.고령 운전의 증가는 단순한 교통안전 문제가 아니라 초고령사회가 마주한 복합적 위험 신호다.    사고가 발생한 뒤 뒤늦게 대책을 나열하는 방식으로는 생명을 지킬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고령층 운전 실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면허 관리·대중교통·기술지원·생활환경 개선이 결합된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고령층의 안전과 이동권을 함께 지키는 길,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