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금융이 서민의 삶을 잠식하고 있다. 급전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을 파고드는 이들은 법정 최고금리를 훨씬 웃도는 이자와 폭력적 추심, 개인정보 악용까지 서슴지 않는다.
최근 경찰이 대대적으로 단속에 나섰지만 온라인과 모바일로 옮겨붙는 수법은 더 악질적이다.
피해자 다수가 경제적 취약계층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단순한 금융 범죄가 아니라 사회 안전망의 균열을 드러낸 경고음이다.
문제는 단속 강화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데 있다. 사금융업자들은 사이트를 폐쇄하고 새 이름으로 다시 등장하는 식으로 단속을 비웃는다.
접근도 훨씬 교묘하다. ‘소액·당일 대출’을 미끼로 접근한 뒤 통장·신분증을 요구하거나 사실상 갚을 수 없는 조건을 붙여 채무의 늪에 빠뜨린다.
한 번 발을 들이면 협박성 채권추심으로 이어지는 건 다반사다.근본 처방은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낮추는 일이다. 금융 이력이 부족하거나 수입이 일정치 않다는 이유로 은행 대출이 막힌 이들이 결국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린다.
정책 서민금융 공급 확대, 현실적인 심사 기준 도입 등 안전망 강화가 절실하다.
상담·채무조정 등 공적 지원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다.온라인 광고와 중개 사이트에 대한 플랫폼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불법 대출 광고는 단속 후에도 금세 되살아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메신저 등 사각지대에서 활개 치고 있다.
URL 차단, 불법 광고 모니터링 등 기술적 조치를 확대해 유통 구조 자체를 끊어내야 한다.
개인정보를 빼내 악용하는 사례에는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피해자 구제 체계도 재정비해야 한다. 불법 사금융 피해자는 “신고하면 보복당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통을 홀로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
24시간 상담·신고 창구의 실효성을 높이고, 경찰·지자체·법률 구조 기관 간 협업을 강화해 피해자가 안심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불법 사금융은 서민의 절박함을 악용하는 파렴치한 범죄다.
지역사회 곳곳에서 피해가 끊이지 않는 현실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 단속·예방·보호·제도 개선이 함께 움직일 때에야 악성 사금융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이 총력을 기울여 뿌리를 뽑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