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현장의 일손 부족은 이미 한계점을 넘어섰다. 고령화·과소화가 심화된 지방 농촌에서는 제때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수확을 포기하거나 재배를 축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그 공백을 메워 온 이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불법체류 단속’ 중심의 정책에 머물러 있어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이다.
문제의 본질은 단속이 아니라 제도적 양성화에 있다.현재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상당수는 계절적·단기적 필요 때문에 제도권 밖에서 고용되거나 체류 기간의 제약을 넘어서 일하게 된다.
농가 입장에서는 절박한 생계와 농사 일정 때문에 늘 부족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공식 고용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구조적 원인을 보완하지 않은 채 단속을 강화할 경우 외국인 노동자는 음지로 숨어들고, 농가는 노동력 공백이라는 이중의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더욱이 농업은 제조업처럼 숙련 인력이 빠르게 대체되기 어려운 분야다. 파종·수확·선별 등 세부 공정마다 필요한 경험이 쌓일수록 생산성과 품질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 계절노동자의 체류기간이 지나치게 짧고, 사업장 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숙련이 축적될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농가의 비용 부담은 커지고, 외국인 노동자들은 법적 보호 사각지대에 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이제는 정책의 무게중심을 ‘단속’에서 ‘제도화’로 옮겨야 한다. 우선 합법적 고용 통로를 대폭 확대하고, 장기·순환 근로를 통한 안정적 체류를 보장하는 체계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사업장 변경의 문턱을 낮추고, 농작업 특성에 맞춘 전용 비자를 신설해 노동자의 숙련을 제도 안에서 관리하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
동시에 농가가 외국인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 절차를 현실화하고, 지자체가 인력 배치·주거·교육을 지원하는 협력 구조도 마련해야 한다.농업의 지속 가능성은 안정적인 노동력 확보와 직결된다. 지금처럼 단속 중심의 정책을 고집한다면 농촌의 생산 기반은 더욱 취약해지고, 지역 경제의 공동화는 가속될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불가피한 ‘대체 노동력’이 아닌 농업의 동반자로 인정하는 제도적 전환이 절실하다. 농촌 현장의 현실을 직시한 근본적인 양성화 대책이 더 늦춰져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