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경제가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제조업 침체, 인구 감소, 내수 위축이라는 ‘삼중고’가 동시에 지역을 압박하고 있다.    개별 현안으로 보면 일시적 어려움처럼 보일 수 있으나,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는 구조적이라는 점에서 상황은 결코 가볍지 않다.우선 제조업 기반의 흔들림이 뚜렷하다. 대구·경북은 오랜 기간 기계·자동차부품·섬유 등 전통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산업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자동화·디지털 전환 속도는 더딘 반면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은 상승하면서 중소 제조업체들의 부담은 한계에 이르렀다.    산업 고도화가 지체되는 사이 젊은 인력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이는 다시 기업 유치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는 지역 경제의 체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축소는 노동력 부족으로 직결되고, 소비 기반 붕괴는 자영업과 골목상권을 직격한다.    대구·경북 곳곳에서 빈 점포가 늘어나고, 의료·돌봄·교육 등 필수 서비스 유지조차 어려워지는 현실은 이미 일상이 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통계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생존의 문제다.내수 침체 역시 심각하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미루고 있다.    지역 경제는 대기업 본사나 금융 중심지가 아닌 만큼 경기 하강의 충격이 더 직접적으로 전해진다.    공공부문 재정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며, 단기 처방식 지원 정책은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이제 필요한 것은 땜질식 대책이 아니라 방향 전환이다.    첫째, 지역 산업 정책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반도체 후공정,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등 대구·경북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단순 유치가 아니라 연구·인력·정주 환경이 함께 움직이는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핵심이다. 둘째, 인구 정책은 ‘정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청년 일자리와 주거, 문화 인프라가 결합되지 않으면 인구 유입은 지속될 수 없다. 지방대학과 지역 산업을 연계해 졸업 후에도 지역에 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셋째, 지역 내 소비를 살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관광, 문화 콘텐츠, 로컬 브랜드 육성 등 내수 기반 확충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한다.대구·경북 경제의 위기는 이미 경고 단계를 넘어섰다. 지금의 ‘삼중고’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지역 소멸은 더 이상 가설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정치권과 경제 주체 모두가 위기의 본질을 직시하고, 구조 전환이라는 고통스러운 선택에 나설 때다.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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