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머지않아 초고령사회로 향한다.    기대수명은 늘어났지만, 노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안내와 지원은 여전히 불충분하다.    연금·건강·돌봄·자산관리 등 노후 준비 서비스가 다양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를 필요로 하는 다수의 시민에게는 “알기 어렵고, 접근하기 불편한” 제도로 남아 있다.노후 준비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접근성의 격차다. 정보는 디지털 환경에 집중돼 있고, 신청 절차는 복잡하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 온라인 중심의 서비스 체계는 사실상 장벽에 가깝다.    상담을 받기 위해 여러 기관을 전전해야 하고, 비슷한 정보를 반복 제출해야 하는 현실은 노후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정보에 밝고 여유 있는 일부만이 제도를 활용하고, 취약계층은 제도 밖으로 밀려난다.편의성의 부족도 심각하다. 노후 준비는 단일 사안이 아니라 소득, 주거, 건강, 돌봄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그럼에도 서비스는 기관별·분야별로 쪼개져 있어 통합적인 상담과 맞춤형 설계가 어렵다.   `어디에 무엇을 문의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다.    제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사람을 찾아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다.이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노후 준비는 개인의 선택이나 책임에만 맡길 문제가 아니라 공공이 보장해야 할 기본 서비스다.    첫째, 노후 준비 관련 정보를 한 곳에서 안내하고 연계하는 통합 창구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 접근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해 오프라인 상담과 찾아가는 서비스, 지역 밀착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제도 이용 절차를 간소화하고, 삶의 단계별로 자동 연계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노후 불안은 줄일 수 있다. 서비스가 많다고 해서 준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알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노후 준비는 권리가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제도가 아니라, 기존 제도를 사람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일이다.    고령화 시대의 품격은 노후를 대하는 사회의 태도에서 드러난다.    이제는 ‘알아야만 누릴 수 있는 노후’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노후’로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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