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공천은 민주주의의 관문이다. 그러나 그 관문이 권력 거래와 사적 이해가 오가는 통로로 전락했다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최근 반복되고 있는 각종 공천 논란은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준다.민주당은 줄곧 ‘개혁 정당’을 자임해 왔다. 그러나 선거철마다 불거지는 공천 잡음은 그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특정 계파 중심의 공천, 지도부 입김이 작용한 전략공천, 지역 민심과 동떨어진 인물 낙점, 공천을 둘러싼 금권·청탁 의혹까지, 민주당 공천 과정은 공정 경쟁이 아니라 권력 재편의 수단으로 의심받고 있다.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논란이 반복돼 왔음에도 당 차원의 근본적 개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천 파동이 일어날 때마다 민주당은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일부 예외적 사례`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해 왔다.    그러나 매번 같은 문제가 되풀이된다면, 그것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제도의 실패이며, 정당의 책임이다.공천권이 소수 지도부와 특정 세력에 집중된 구조에서는 비리가 사라질 수 없다.    공천이 곧 정치 생명이라는 현실 속에서 로비와 줄서기, 금전 거래의 유혹이 생기는 것은 예외가 아니라 필연이다.    민주당이 이를 알면서도 구조를 유지해 왔다면, 이는 방조에 가깝다.민주당은 스스로에게 묻기 바란다. 과연 지금의 공천이 국민을 위한 과정인가, 아니면 당권 유지를 위한 도구인가. 공천을 받기 위해 정책과 비전보다 충성 경쟁이 우선되는 현실이 계속된다면, 민주당이 말해 온 ‘정치 개혁’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이제는 결단의 시간이다. 공천 심사 기준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상향식·개방형 경선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의 밀실 결정을 최소화하고, 공천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말뿐인 쇄신이 아니라, 기득권을 내려놓는 실제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민주당이 공천제도 개혁에 실패한다면, 그 대가는 선거 패배를 넘어 국민 신뢰 상실로 돌아올 것이다.    공천이 비리의 온상이라면 답은 하나다. 변명과 미봉책을 멈추고,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이 진정 ‘민주’를 말할 자격을 지키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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