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이미 최고령사회에 들어섰거나 코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새로운 경고가 아니다.    문제는 속도다. 인구 고령화의 진행 속도에 비해 정책의 전환은 한참 뒤처져 있다.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급격한데, 행정의 대응은 여전히 과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역의 지속 가능성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그동안 고령화 대책은 복지 확대에 치우쳐 왔다. 물론 기본적인 소득·의료·돌봄 지원은 필수다.    하지만 단기 사업과 현금성 지원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최고령사회에서는 고령 인구가 급증하는 만큼, 의료·돌봄 체계 전반을 다시 설계하고 생활 환경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농촌과 중소도시가 많은 대구·경북은 병원 접근성, 이동권, 응급 대응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방문 진료와 재가 돌봄을 결합한 지역 맞춤형 모델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노동 정책 역시 근본적인 전환이 요구된다. 고령층을 ‘부양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한 지역 경제는 더 위축된다.    건강하고 일할 의지가 있는 노년층이 경험과 숙련을 살릴 수 있도록, 단순 공공일자리가 아닌 산업 연계형·기술 보조형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정년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인구 감소와 생산성 저하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행정 체계의 분절도 문제다. 고령화 대응은 보건·복지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다.    주거, 교통, 도시 설계, 지역 산업까지 포괄하는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    각 부서가 따로 움직이는 현재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지자체 차원의 강력한 조정 기구와 중장기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고령화는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며, 정책 실패의 대가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과 다음 세대가 떠안게 된다.    대구·경북이 인구 구조 변화의 ‘피해 지역’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해법을 제시하는 선도 지역이 될 것인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최고령사회에 걸맞은 정책 전환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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