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영양군의 한 도로 공사현장. 현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도로 가장자리를 점유한 채 방치된 흙더미와 각종 폐기물이었습니다. 공사 현장이라기보다 임시 적치장에 가까운 모습이였습니다. 그러나 이곳 어디에서도 공사명이나 기간, 발주처, 시공사를 알리는 안내판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취재 결과 해당 구간은 도로 확·포장과 구조물 설치가 포함된 소규모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법적으로 의무 게시 대상인 공사 개요 안내판은 현장에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공사 책임자 연락처는 물론, 공사 목적조차 확인할 수 없어 주민과 통행 차량 운전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공사’를 지나고 있는 셈입니다.현장 곳곳에는 굴착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토사와 암석이 도로 가장자리와 통행로 위에 그대로 쌓여 있었습니다. 일부는 검은 비닐로 덮여 있었지만, 고정 장치 없이 임시로 씌워놓은 수준에 불과해 강풍이나 강우 시 토사 유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실제로 토사가 차로 일부를 점유한 구간도 확인돼 차량 통행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됩니다.폐기물 관리 상태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건설폐기물로 보이는 비닐류와 금속류, 잔재물 등이 분리되지 않은 채 혼합 적치돼 있었고, 보관 장소 역시 명확한 구획이나 차단 시설이 없었습니다.관련 법령에 따르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종류별로 분리 보관하고 비산·유출을 방지해야 하지만, 현장은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 주민은 “공사가 시작된 뒤 도로 폭이 좁아져 통행이 불편해졌고, 밤에는 흙더미가 잘 보이지 않아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며 “어디에 문의해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전문가들은 공사 편의가 안전과 환경 관리보다 앞설 수는 없다고 지적합니다. 한 건설 안전 전문가는 “지정 사토장이 명확하지 않거나 현장 보관이 불가피한 경우라도 차수 시설 설치, 덮개 고정, 안전 표지판 설치 등 최소한의 관리 조치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며 “이는 행정 절차 이전에 기본적인 안전 원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이번 사례는 단순한 관리 소홀을 넘어, 공사 현장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드러냈습니다. 공사 안내판 미설치, 사토장 불분명, 폐기물 관리 미흡이 사실이라면 이는 주민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입니다.관계 당국은 해당 공사의 발주 과정과 현장 관리 실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관련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지역 발전을 위한 공사라면, 그 출발점에는 반드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안전 관리가 있어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공사’가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과 이용자의 몫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