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과 자기계발 열풍을 타고 각종 민간자격증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민간자격증은 수만 개에 달한다.
이름도 생소한 자격증부터 국가자격과 혼동될 만큼 그럴듯한 명칭까지, 자격증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 혼탁한 상황에 이르렀다.
문제는 양적 팽창이 질적 신뢰를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민간자격증 제도는 본래 민간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살려 직무 능력을 인증하고 평생학습을 촉진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상당수 자격증이 명확한 직무 연계나 사회적 효용 없이 발급되고 있고, 일정 교육만 이수하면 시험 없이 취득 가능한 ‘형식적 자격’도 적지 않다.
자격증 발급이 목적이 된 일부 기관들은 과도한 수강료와 갱신비를 요구하며 수험생의 불안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에게 돌아간다.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업들 역시 수많은 자격증의 실효성을 일일이 검증하기 어려워지면서, 자격증 전반에 대한 신뢰 자체를 낮추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성실하게 전문성을 쌓은 이들까지 평가절하되는 결과로 이어진다.관리·감독 체계의 한계도 분명하다. 현재 민간자격증은 ‘등록’ 중심의 사후 관리에 의존하고 있어, 교육 내용의 수준이나 시험의 공정성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
소비자가 자격증의 신뢰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 역시 제한적이다.
자격증 명칭의 유사성으로 국가자격과 혼동을 유발하는 사례에 대해서도 보다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이제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무분별한 양적 확대가 아닌, 질 중심의 정비로 정책의 초점을 옮겨야 한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자격증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와 퇴출, 직무 연계성과 활용도가 높은 자격에 대한 집중 육성이 병행돼야 한다.
아울러 자격증의 공신력, 취업 연계 사례, 산업 현장 활용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자격증은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신뢰를 잃은 자격증 제도는 개인의 노력도, 사회의 인재 선발도 왜곡시킨다.
민간자격증 난립의 시대를 더 방치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우리 사회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다.
지금이 바로 정비와 혁신에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