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은 더 이상 경고가 아닌 현실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파도 앞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는 저마다의 해법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경북 성주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청년농 육성, 귀농·귀촌 지원, 주거 환경 개선, 각종 공모사업 참여까지 성주군은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동원해 ‘사람이 돌아오는 지역’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노력의 크기만큼 결과는 따라오지 않았다. 2회차에서는 성주군이 선택한 대응 전략과 그 성과, 그리고 현장에서 마주한 한계를 짚는다. 성주의 실험은 단지 한 지역의 실패담이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 정책이 안고 있는 구조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편집자주>〈글 싣는 순서〉1:참외는 남았고, 사람은 떠났다… 성주군의 경고음2:청년을 부르고 싶었다… 성주군의 실험과 벽3:숫자가 말해주는 성주의 현실… 예산은 버티고, 미래는 줄었다◇‘소멸 위험지역’의 자구책[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성주군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던 2010년대 중반 이후, 군은 ‘정주 인구 회복’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청년농 육성, 귀농·귀촌 지원, 농업 고도화, 소규모 산업 기반 조성이 주요 전략이었다.문제는 결과다. 정책은 있었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구 감소 폭은 줄지 않았고, 청년층 유입은 통계상 ‘미미한 증가’ 수준에 머물렀다.성주군 관계자는 “안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했다”며 “다만 구조적 한계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청년농 정책, ‘정착’까지는 멀었다성주군이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청년농업인 육성이다.    창업 자금 지원, 영농 정착금, 임대 농지 제공, 스마트팜 시범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서류상으로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현장은 다르다. 청년농 지원 대상에 선정돼도 실제로 성주에 뿌리내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일정 기간 농사를 짓다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귀농 5년 차라는 한 청년은 “농사 자체보다 생활이 문제”라며 “또래가 없고, 문화·교육·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장기 정착을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농업 정책은 ‘일자리’는 제공하지만, ‘삶의 공간’까지 설계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산업단지 없는 군(郡)의 현실성주군의 또 다른 고민은 산업 기반 부재다. 농업 외에 대안 산업이 사실상 없다.    군 단위 산업단지 조성 논의가 수차례 있었지만, 입지 경쟁력과 투자 유치 한계에 부딪혀 진척되지 못했다.대구·구미와 가까운 지리적 여건은 장점이자 약점이다.    기업은 더 나은 인프라를 찾아 인근 도시로 향하고, 성주는 ‘통과 지역’으로 남는다. 청년층 역시 직장을 따라 떠난다.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성주군처럼 농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산업 다각화가 필수지만, 단독으로 돌파구를 찾기엔 행정·재정 여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정주 지원, 집은 지었지만 사람은 남지 않았다성주군은 주거 환경 개선에도 나섰다. 공공임대주택, 귀농·귀촌 주택단지 조성, 빈집 정비 사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집을 짓는 것’과 ‘사람이 사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일부 주택은 분양 이후 실제 거주율이 낮았고, 임대주택 역시 단기 거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생활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거 정책은 한계에 부딪힌다.성주읍의 한 주민은 “집은 생겼는데 학교가 없어지고, 병원은 멀고, 버스는 줄었다”며 “살라고 지은 집이 아니라 머물다 가는 집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중앙정부 공모사업, ‘성과’와 ‘피로감’ 사이성주군은 각종 중앙정부 공모사업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생활SOC 확충, 지역활력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일부 사업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냈다.그러나 현장에서는 ‘사업 피로감’도 감지된다. 단기 성과 중심의 공모사업 구조상,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사업이 끝나면 관리 인력과 운영 예산이 남지 않아 시설이 방치되는 경우도 발생한다.한 공무원은 “사업을 따내는 데 행정력이 소모되고, 정작 주민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지는 늘 고민”이라고 말했다.◇성주의 실험이 보여준 한계성주군의 시도는 지방 소멸 대응의 교과서와 닮아 있다.    청년농, 귀농·귀촌, 주거 개선, 공모사업. 그러나 그 모든 정책을 묶어도 ‘사람이 머무를 이유’를 충분히 만들지는 못했다.이는 성주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가 홀로 감당하기엔 구조적 제약이 크다.    인구, 산업, 교육, 의료, 교통이 맞물린 문제를 개별 정책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명확하다.◇다음 질문을 향해성주군의 노력은 실패가 아니라 경고에 가깝다. ‘열심히 하면 된다’는 접근만으로는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그렇다면 답은 어디에 있는가. 예산 구조는 적절한가, 중앙과 지방의 역할 분담은 맞는가, ‘지방에 살 이유’를 국가가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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