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자영업의 붕괴는 더 이상 개별 상인의 경영 능력이나 소비 위축 탓으로 돌릴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문을 닫는 점포가 늘고, 임대 현수막이 거리의 일상이 된 지금의 풍경은 명백히 지역경제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영업 위기는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그 배후에는 장기간 누적된 산업 구조의 취약성과 인구·소비 기반의 붕괴라는 구조적 문제가 놓여 있다.대구·경북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 오랫동안 의존해 왔다.    그러나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대기업·중견기업의 지역 이탈, 고용 창출력 저하는 소비 여력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들자 지역 내 소비는 위축됐고, 그 충격은 고스란히 골목상권과 자영업자에게 전가됐다.    자영업은 지역경제의 ‘완충지대’였지만, 지금은 가장 먼저 무너지는 취약 고리가 되고 있다.인구 구조의 변화도 치명적이다.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과 고령화 가속은 소비의 질과 양을 동시에 약화시켰다.    신규 수요는 줄어드는데, 이미 포화 상태인 자영업 시장에는 생계형 창업이 계속 유입됐다.    수요는 정체되거나 감소하는데 공급만 늘어나는 구조 속에서 경쟁은 출혈로 이어졌고, 폐업은 연쇄적으로 확산됐다. 이는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정책과 구조가 만든 예견된 결과다.문제는 위기에 대한 대응 역시 여전히 ‘단기 처방’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임대료 지원, 일회성 소비 촉진, 이벤트성 상권 활성화로는 구조적 침체를 되돌릴 수 없다.    자영업을 살리려면 자영업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지역에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 생태계를 재편하며, 인구 유출을 막는 중장기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자영업은 지역경제의 그림자다. 본체가 회복되지 않으면 그림자는 결코 바로 설 수 없다.지금 필요한 것은 위기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시선이 아니라, 지역경제 구조를 근본부터 재설계하려는 사회적 합의다.    대구·경북 자영업의 몰락은 경고다. 이를 외면한다면 다음 위기는 더 넓고 깊게 지역 전체를 삼킬 것이다.    사후 처방이 아닌 선제적 구조 개혁,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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