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전국 최대 참외 주산지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일대 일부 농가에서 건설 폐기물로 분류되는 ‘무기성 오니’를 참외 재배용 성토 자재로 사용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관련 행위의 위법성 여부와 행정 관리 부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성주 참외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성주 지역 다수의 참외 농가가 하우스 내 바닥 성토 과정에서 기존의 황토나 밭 흙 대신 골재 채취·세척 과정에서 발생한 무기성 오니를 반입해 사용한 사례가 확인됐다.
무기성 오니는 골재를 세척·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 형태의 부산물로, `폐기물관리법`상 사업장 건설 폐기물에 해당한다.
문제는 해당 폐기물이 농경지에 반입되기 전 재활용 신고나 승인, 성분 검사 등 필수적인 법적 절차가 이행됐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법령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재활용하려면 용도와 성분에 대한 사전 검증과 행정기관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를 거치지 않고 농경지 성토 자재로 사용할 경우 불법 처리 또는 불법 매립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흙값과 운반비 부담을 이유로 무기성 오니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제보자는 “주변에서 ‘문제없다’는 말만 듣고 별도 검사 없이 하우스 바닥에 그대로 깔아 농사를 짓고 있다”며 “비용은 줄일 수 있지만 토양과 농산물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가 단순한 편법을 넘어 중대한 환경·법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골재 슬러지는 채취 및 침전 과정에서 화공약품이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중금속이나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른 토양오염 우려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토양 산성화나 염류 집적, 중금속 축적 등 회복 불가능한 농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법적 책임은 농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무기성 오니를 농가에 반출한 골재업체가 재활용 승인 없이 폐기물을 유통했다면 역시 폐기물관리법 위반 책임을 질 수 있다.
감독·관리 주체인 행정기관이 이를 인지하고도 사전 점검이나 관리에 소홀했다면 행정 책임 논란도 불가피하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재활용 신고 없이 사업장 폐기물을 농경지 성토 자재로 사용할 경우 행위의 성격과 정도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중대한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성주군은 관내 참외 농가를 대상으로 무기성 오니 사용 실태와 유입 경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군의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농민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농민은 “성주 참외는 품질뿐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신뢰로 버텨온 산업”이라며 “일부 농가의 선택이 전체 농가와 지역 브랜드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전수 조사와 토양 성분 분석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설 폐기물의 농경지 반입과 사용은 위법 소지가 큰 사안인 만큼, 일회성 점검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용 실태 전수 조사와 토양·농산물 안전성 검증, 책임 소재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