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곶감의 명성은 생산지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의 유통 구조는 ‘가공지 중심’으로 재편돼 있다. 외지 감 유입이 어떻게 가능해졌는지, 또 그 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상주 곶감’으로 유통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본지는 2회에서 외지 감이 상주 곶감으로 둔갑하는 유통 구조의 실체를 집중 취재했다.<편집자주>   글싣는순서1:명성은 상주 곶감, 현실은 감 부족2:가공지는 상주, 원산지는 흐려졌다3:둔갑 논란 속에서도 축제는 계속된다   ◆가공지가 기준이 되는 유통 구조, 현행법 위반은 아닌가외지에서 생산된 감이 상주로 반입돼 곶감으로 가공·유통되는 구조를 두고 위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볼 때, 이 같은 유통 방식이 곧바로 불법으로 단정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우세하다.문제의 핵심은 ‘원산지’ 판단 기준이다. 현행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 원료의 원산지와 가공지를 구분해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감의 생산지가 상주가 아니더라도 △원료 감의 산지를 사실대로 표시하고 △가공지가 상주임을 명시했다면, 법률상 허위 표시로 보기는 어렵다.실제 유통 과정에서도 포장지에는 ‘원료 감 원산지’와 ‘가공지’가 병기되는 경우가 많다.    형식적 기준만 놓고 보면, 외지 감을 사용해 상주에서 가공한 곶감을 판매하는 행위 자체가 현행법을 위반한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상주 곶감’ 명칭 사용, 허위 표시 해당 여부법적 쟁점은 ‘상주 곶감’이라는 명칭 사용이 허위·과장 표시인지 여부다. 이에 대해 법조계와 유통업계에서는 “가공지가 상주임을 전제로 한 명칭 사용은 법 위반 소지가 크지 않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법에서는 ‘상주산 감’과 ‘상주에서 가공한 곶감’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있다”며 “원료 산지를 숨기거나 거짓으로 표시하지 않는 한 행정 처분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즉, 소비자가 인식하는 ‘상주 곶감’과 실제 원료 감의 산지가 다르더라도, 법률상 ‘기망 행위’로 인정되려면 명백한 허위 표시나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법은 허용하지만, 남겨진 제도의 공백문제는 현행 법령이 소비자 인식까지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가다. 법은 원료 감의 산지 표시 여부만을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실제 유통 현장에서는 ‘상주 곶감’이라는 명칭이 브랜드처럼 사용되며 소비자에게 특정 이미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를 ‘합법적이지만 불완전한 제도’로 평가한다. 농업 정책 전문가들은 “현행법은 표시의 형식적 요건만 충족하면 문제 삼기 어렵게 설계돼 있다”며 “지역 명칭이 사실상 브랜드처럼 기능하는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특히 상주에서 전통적으로 재배돼온 둥시감을 원료로 한 곶감과, 외지 단감을 대량 가공한 곶감이 같은 이름으로 유통되는 구조에 대해서는 법적 기준은 있지만, 품질·정체성을 구분할 장치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행정기관 “위법성 판단은 쉽지 않다”상주시 역시 법적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상주시 관계자는 “현행 제도상 가공지가 상주일 경우 곶감으로 판매하는 데 법적 제약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원료 감의 산지까지 행정이 일일이 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다만 그는 “상주 곶감의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신뢰가 중요한 자산인 것은 분명하다”며 “법적 문제 여부와 별개로, 원산지 표시 방식 개선과 상주산 감 사용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불법은 아니지만, 신뢰의 문제는 남는다결국 상주 곶감 논란은 불법 여부의 문제라기보다, 법이 허용한 구조가 소비자 신뢰와 지역 농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의 문제다. 현행법은 외지 감 사용을 금지하지 않지만, 그 결과 ‘상주 곶감’이라는 이름이 어디까지를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법은 허용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기대해온 ‘상주 곶감’의 의미는 점차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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