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전국 곳곳에서 학교 문이 닫히고 있다.    올해도 입학생이 없어 개교 수십 년 만에 폐교를 결정한 초·중·고교가 적지 않다. 교실이 비고, 운동장이 침묵하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폐교를 단순한 학생 수 감소의 결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는 저출생과 지역 소멸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는 명백한 신호다.학교는 교육기관이기 이전에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다. 아이들이 모이고, 학부모가 오가며, 마을의 일상이 유지되는 공간이다.    학교가 사라지면 아이만 떠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 전체가 지역을 떠난다. 폐교는 지역 쇠퇴의 출발점이자 가속 장치가 된다.그럼에도 정책 대응은 여전히 땜질식이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통폐합을 반복하면서도, 그 이후 지역이 감당해야 할 공백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의 효율성만을 앞세운 통폐합은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남은 학생들에게조차 더 큰 부담을 안긴다. 교육 격차와 지역 격차가 함께 확대되는 구조다.이제는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인 만큼, 폐교를 전제로 한 종합적 지역 전략이 필요하다.    폐교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돌봄·문화·복지·창업 등 지역 맞춤형 공간으로 재활용하고, 교육 정책을 주거·일자리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    ‘학교가 있어 살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 ‘살 수 있으니 학교가 유지되는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아이 수가 줄어드는 속도만큼이나 정책 전환은 더디다. 지금의 침묵과 방관은 곧 지역의 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폐교 문제를 교육 행정의 영역에만 가둘 것이 아니라, 국가 존립과 균형 발전의 문제로 인식해야 할 때다. 더 늦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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