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기피’ 문제가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    혁신도시 이전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핵심 취지는 지역 균형발전과 인재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있음에도, 정작 이전 공공기관 상당수는 지역 청년을 외면한 채 수도권 출신 인재 선발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는 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태이자,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방기한 것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함께 지역인재 채용 의무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명목상 제도는 갖춰졌지만, 현장에서는 ‘형식적 이행’과 ‘편법 회피’가 반복되고 있다.    지역대학 출신에게는 응시 기회만 열어두고, 정작 최종 선발에서는 수도권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일부 기관은 “직무 적합 인재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이는 지역 교육 현실에 대한 무지이자 편견에 가깝다. 문제는 채용 결과만이 아니다. 채용 과정 전반에서 지역인재가 체감하는 차별과 불신은 지역 청년들의 좌절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수도권 유출이라는 악순환을 낳는다. 공   공기관이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지방 이전 정책은 껍데기에 불과해질 수밖에 없다. 대구에는 경쟁력 있는 대학과 충분한 인적 자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지역인재를 ‘차선책’으로 취급한다면, 이는 스스로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거부하는 행위다.    공공기관은 단순한 고용 주체가 아니라 지역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인재 채용은 시혜가 아니라 의무이며, 선택이 아닌 책임이다. 이제는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지역인재 채용 실적을 단순 공개에 그치지 말고 기관장 평가와 예산·경영평가에 강력히 연동해야 한다.    둘째,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 지역·출신 배경에 따른 불합리한 차별이 개입할 여지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셋째,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턴십·채용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해 ‘지역에 맞는 인재가 없다’는 변명을 스스로 무너뜨려야 한다.공공기관은 지역 위에 군림하는 섬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고 성장해야 할 공동체의 일원이다. 지역을 외면하는 공공기관에 미래는 없다.    대구 공공기관들이 지금이라도 지역인재 채용의 의미를 되새기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책임을 증명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다면 ‘지역과 상생’이라는 약속은 또 하나의 공허한 구호로 기록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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