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풍력발전기 전도 사고는 ‘왜 미리 걸러내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을 남겼다. 사고 설비는 정기 안전점검을 통과한 상태였다. 2회차에서는 노후 풍력발전기에 적용되는 점검 기준과 방식이 실제 위험을 얼마나 포착할 수 있는지, 현행 점검 체계의 한계를 짚어본다.
글싣는순서1:쓰러진 바람개비…설계수명 넘긴 풍력의 경고2:‘이상 없음’ 판정의 그늘…점검은 충분했나3:해법은 ‘리파워링’…안전은 선택이 아닌 의무
‘◆이상 없음’ 판정의 그늘…점검은 충분했나
[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사고가 발생한 영덕 풍력발전기는 불과 1년 전 실시된 정기 안전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설계수명을 넘긴 노후 설비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행 점검 체계가 구조적 위험 요인을 충분히 점검할 수 있었는지를 두고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이번 사고 이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사전 안전점검의 실효성이다.
해당 풍력발전기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정기 점검 대상에 포함돼 있었으며, 점검 과정에서 외관상 중대한 결함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사고 발생 전까지 정상 가동이 유지됐다.◆ 외관 중심 점검 한계 지적그러나 풍력 구조물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노후 설비의 특성상 외관 점검만으로는 위험 요소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풍력발전기 타워 내부 용접부나 볼트 체결부, 기초 구조물 등은 장기간 반복되는 하중과 진동으로 금속 피로가 누적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러한 이상은 육안으로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한 구조물 전문가는 “노후 풍력발전기의 경우 내부 구조에 발생하는 미세 균열이나 피로 손상은 정밀 검사가 아니면 파악하기 어렵다”며 “외관 위주의 점검만으로는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걸러내는 데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해안 입지 특성 반영 부족 지적도해안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염분을 포함한 해풍과 강한 풍속 변화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
이로 인해 부식과 구조적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륙 지역 설비와는 다른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구조공학 분야 한 전문가는 “설계수명을 초과한 해안 풍력발전기는 비파괴검사나 내부 초음파 검사, 진동 상태 점검 등 보다 정밀한 관리 방식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며 “정기 점검 결과에서 ‘이상 없음’이라는 표현은 현 시점에서 즉각적인 가동 중단 사유가 없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점검 정보 비공개로 주민 불안 확산안전점검 결과가 지역 주민들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도 사고 이후 불신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사고 발생 전까지 인근 주민들은 해당 설비의 노후 정도나 점검 항목, 관리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사고 현장 인근 주민 C씨는 “정기 점검이 이뤄졌다는 사실만 들었을 뿐, 구체적인 점검 내용이나 상태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며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점검 결과를 공개하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현재 영덕군은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인근 풍력발전기에 대한 추가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설계수명을 넘긴 풍력 설비에 대한 관리 기준과 책임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군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풍력발전기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정기 안전점검을 받아왔으며, 직전 점검에서도 외관상 중대한 결함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이어 “다만 설계수명을 넘긴 노후 설비인 만큼 기존 점검 체계가 충분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는 사고 원인 조사와 함께 인근 풍력발전기 전반에 대한 점검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지자체 차원에서 노후 풍력발전기에 대한 관리 역할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관계 기관과 협의를 통해 점검 방식 개선과 중장기적인 안전 대책 마련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