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대구 남구청의 행정 실패가 대구 앞산 일대를 불법 구조물로 잠식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자연공원과 공공부지에 무단으로 설치된 컨테이너들이 수년째 방치되며 도시 경관을 훼손하고 안전사고 위험까지 키우고 있지만, 정작 관리·단속 책임이 있는 행정기관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다.최근 취재진이 찾은 남구 앞산 순환도로와 인근 임야 곳곳에는 철제 컨테이너 여러 동이 설치돼 있었다.    일부는 등산로 인근을 평탄화한 뒤 고정 설치된 상태였고, 전기선 연결 흔적과 생활용품까지 확인돼 단순 적치물이 아닌 상시 사용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정황도 드러났다.컨테이너는 임시 구조물이라 하더라도 국·공유지나 임야에 설치하려면 관할 지자체의 허가가 필수다.    특히 도시공원·자연공원 구역에서는 무단 설치 자체가 명백한 불법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확인된 컨테이너 상당수는 허가 여부를 알 수 있는 표지나 관리 안내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주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인근 주민 A씨는 “몇 년 전부터 컨테이너가 하나둘 생기더니 이제는 여러 개가 자리 잡았다”며 “불법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산불 위험도 있고, 흉물처럼 방치돼 앞산 경관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고 우려했다.불법 컨테이너는 공원녹지법과 국토계획법, 산지관리법 등에 따라 철거 대상이며, 무단 점용 시 원상복구 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가 가능하다.    하지만 상당 기간 철거되지 않고 존치돼 왔다는 점에서 행정의 단속 의지와 사후 관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취재 결과, 남구 강당골 테니스장과 파크골프장 진입로에 설치된 컨테이너 2동은 개인이 아닌 남구청이 직접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시설물로 확인됐다.    이 컨테이너는 진입로 정비와 콘크리트 바닥 타설까지 이뤄진 사실상의 건축물이었지만, 건축 허가와 공공부지 점용 허가, 가설건축물 신고 등 기본적인 행정 절차는 단 하나도 거치지 않았다.    해당 시설은 2016년 무렵 설치된 이후 8년 가까이 불법 상태로 존치돼 왔다.불법 구조물을 단속해야 할 행정기관이 오히려 ‘관 주도 불법’을 만들어 놓고 이를 장기간 방치해 온 셈이다.  남구청은 당시 테니스장과 파크골프장 이용객의 편의를 위한 휴식 공간과 창고 용도였다고 해명했지만, 법적 검토와 인허가라는 행정의 최소한조차 생략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더 큰 문제는 관할 부서가 해당 시설의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이용객이 많아 즉각 철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시정 조치를 미뤄왔다는 점이다.    이는 행정 편의가 법과 원칙을 앞선 대표적인 사례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시설 관리 문제가 아니라 행정 책임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도시행정 전문가는 “공공기관이 법적 근거 없이 예산을 집행해 불법 구조물을 조성하고, 이를 알면서도 방치했다면 직무유기 책임을 따져야 할 사안”이라며 “공공재인 자연공원을 관리하는 기본 원칙부터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앞산은 대구를 대표하는 도심 자연공원으로, 연간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공간이다.    그 앞산이 불법 구조물에 의해 잠식되고 있음에도 행정의 관리망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사실은 행정 신뢰를 근본부터 흔든다.    남구청은 사후 ‘적법화’라는 임시 처방에 앞서, 불법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왜 수년간 방치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조사와 책임 규명부터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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