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 강풍을 타고 번진 대형 산불로 수백 헥타르의 산림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불길은 민가를 위협했고, 주민들은 한밤중에 대피해야 했다.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과 산불진화대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써야 했으며, 수십 년 가꿔온 산림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산불이 남긴 상처는 지금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이처럼 한 번의 불씨가 돌이킬 수 없는 재난으로 이어지는 현실에서, 산림 인접 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안전 관리 문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친환경 에너지라는 명분 뒤에 가려진 관리 사각지대가 자칫 또 다른 산불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풍력발전기는 내부 전기 설비의 스파크, 기계 마찰로 인한 고온 발생, 낙뢰, 윤활유 누유 등 화재 위험 요인을 안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풍력발전기 내부 화재나 부품 손상으로 인한 화재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대부분 접근이 어려운 산 정상이나 산림 한가운데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초기 진화가 늦어질 경우 대형 산불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그럼에도 풍력발전기 관리 체계는 여전히 허술하다. 정기 점검은 형식에 그치고, 실시간 감시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도 많다.    산불 위험이 극도로 높아지는 봄·가을철에도 가동 중단 기준은 모호하다.    관리 책임이 민간 사업자에게만 맡겨져 있어 공공의 안전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이제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도 안전을 전제로 재설계해야 한다. 풍력발전기 주변 산림 정비를 의무화하고, 열·연기·스파크 감지 장치 설치를 강화해야 한다.    산불 취약 시기에는 조건부 가동 중단 등 보다 엄격한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    지자체와 소방 당국, 산림청, 발전사업자가 참여하는 통합 관리 체계 구축 역시 더는 미룰 수 없다.친환경이라는 이름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과 훼손된 산림 앞에서, 예방할 수 있었던 위험을 방치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풍력발전기가 자연을 지키는 에너지원으로 남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와 책임 있는 운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산불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이미 겪은 피해가 그 사실을 분명히 증명하고 있다.    더 큰 재난을 막기 위해, 지금이 바로 풍력발전기 관리 강화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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