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산림청이 대형 산불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약 380억 원을 투입해 도입한 초대형 산불 진화 헬기 시누크(CH-47)가 민수용 인증을 받지 못해 국내 조종사가 운항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불 대응 핵심 장비가 외국 조종사에 의존하는 ‘반쪽 운영’ 상태에 놓이면서 장비 도입 과정의 사전 검토 부실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국민의힘 정희용 국회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림청이 최근 도입한 담수량 1만 리터급 대형 산불 진화 헬기 시누크 1대는 민수용 형식증명(Type Certificate)을 확보하지 못해 국내 조종사가 아닌 미국 Columbia Helicopters 소속 조종사 5명이 교대로 운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앞서 산림청은 지난 23일 대형 산불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국내 최초로 민수용 시누크 헬기를 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누크 헬기는 한 번에 최대 1만 리터의 물을 투하할 수 있는 초대형 기종으로, 기존 중형 헬기 대비 산불 진화 효율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하지만 현재 해당 헬기는 제한 형식증명(RTC·Restricted Type Certificate)만 보유한 상태다.    RTC는 제한적인 민간 운용만 허용하는 인증으로, 미국 국적 조종사가 직접 운항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이에 따라 산림청 소속 한국인 조종사는 해당 헬기를 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항공안전법상 항공기는 군수용과 민수용으로 구분되며, 군용으로 제작된 시누크 헬기를 민간에서 운용하려면 민수용 형식증명을 별도로 취득해야 한다.    이 인증은 미국연방항공청(FAA)이 담당하지만, 국가 간 인증 절차 특성상 기술 검증과 질의 회신 과정이 엄격하게 진행되면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산림청도 당분간 국내 조종사 투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은 관련 자료에서 “민수용 형식증명 확보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향후 1~2년 내 한국 조종사를 투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이로 인해 산불 대응의 핵심 장비가 외국 조종사 의존 구조에 놓이면서 긴급 상황 대응과 운용 안정성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산불은 초기 대응 속도가 중요한 만큼, 장비 운용의 독립성과 즉각적 투입 능력이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정희용 의원은 “대형 산불 대응을 위해 도입한 핵심 장비임에도 민수용 인증 문제로 국내 조종사가 운항하지 못하는 것은 제도적 준비 부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헬기 도입 단계에서 인증 절차와 운용 인력 문제를 보다 면밀히 검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이어 “산불 대응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부 차원의 신속한 인증 협의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기후변화로 대형 산불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산림청이 확보한 초대형 진화 헬기의 실질적 운용 역량 확보가 산불 대응 체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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